'경기과열론' 민간연구소도 이견

LG "경기과열인식 위험" 삼성 "선제적 금리인상 필요"민간경제연구소가 가리키는 방향은 각기 다르다. LG경제연구원은 경기과열론이 경제회복에 대한 과잉기대 심리를 나타낸다고 보는 반면 삼성경제연구소는 내수 위주의 성장 자체가 지극히 비균형적인 만큼 정부가 경기조절에 손을 대야 한다는 입장이다. ■ LG경제연구원의 시각 이 시점에서 선제적 금리인상은 성급한 결정이다. 세계 경제여건이 확실히 좋아진 것도 아니고 수출과 설비투자도 올 한해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경기과열을 진단하기 위해 초과수요 여부를 측정해야 하지만 현재 잠재 국내총생산(GDP) 이상으로 성장률이 높아지고 있지는 않다. 이 상태에서 금리를 올렸다가는 오히려 살아나는 경제에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과열이란 각종 부작용을 가져오기 일쑤지만 아직까지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본다. 단순히 경기에 대한 과잉기대를 경기과열로 인식하기는 위험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물가상승 역시 한국은행의 예상대로 올 한해 3% 내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환율절상과 임금상승률 둔화에 따라 물가상승 요인도 크지 않다. 유가가 약간 불안하지만 미치는 영향력은 적을 것으로 본다. 아직 설비투자가 크게 늘지 않고 있는 것은 기업들이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비투자가 늘면 수입실적이 늘고 국제수지 적자가 커지는 게 공식이지만 아직 그런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소비 및 부동산투자 과열은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 주식은 기업의 수익성 개선에 따른 주가상승이 컸고 부동산 과열조짐은 정부대책 이후 가라앉고 있다. 따라서 금리조정 시기 역시 3ㆍ4분기 이후가 적절하다고 본다. 선제적 인상보다 정확한 진단 이후 과열기미가 보이면 인상하는 것도 늦지 않다. ■ 삼성경제연구소의 시각 내수가 활성화된 시점에서 수출까지 살아나면 과열양상이 보일 것이다. 선제적 금리인상이 필요한 것도 그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경제 사이클은 짧아지고 있고 경기상승 속도도 그만큼 빨라지고 있다. 경기회복 속도를 좀더 천천히 가져가야 한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아직 수출이 회복 안된 상태지만 당장 4월부터 수출이 좋아지면 금리인상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하지만 금리가 대폭 뛰면 가계부담이 커지는 만큼 소폭으로 서서히 높여야 한다. 그래야 살아나고 있는 경기가 꺼지지 않고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수출은 1ㆍ4분기까지 이미 올해 수치를 까먹은 만큼 올 한해 크게 성장하지 않을 것이다. 속도가 빨라지는 2ㆍ4분기부터 문제인데 경제지표의 모든 수치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이에 앞선 조치가 필요하다. 현 경기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불균형적인 성장에 있다. 가계대출에 힘입은 내수 위주 성장은 한계가 있다. 이는 수출이 안 살아나도 문제고 수출이 살아나서 과열양상을 보여도 곤란하다. 정부가 정책기조를 바꿔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동산 버블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지금까지 취해온 미시적 조치도 효과적이지만 전체적인 접근이 더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해야 하며 각 가계의 부채부담을 생각해 약간씩만 올려 시장에 신호를 줘도 그 영향력은 충분할 것이다. 이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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