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신경제 로비 구경제 뺨치네'

'美신경제 로비 구경제 뺨치네'미국의 인터넷 등 신경제 기업들이 구경제 기업들의 정치자금 제공행태를 너무 빠르게 배워가고 있다. 신경제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시스코시스템스는 아예 워싱턴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정치자금 제공 등을 통해 정치권에 대한 로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아직 매출조차 발생하지 않은 인터넷기업들조차 거액의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스코는 존 체임버스 최고경영자(CEO) 및 임직원 명의의 개인 헌금까지 포함해 올들어 44만3,310달러의 정치자금을 냈다. 시스코의 헌금액수는 지난 96년의 6만1,170달러에서 98년 29만3,525달러로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시스코의 정치자금 제공은 특히 시스코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회계제도 개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원들에게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3월15일 챔버스가 공화당 선거본부에 10만달러의 정치자금을 제공했다고 선거위원회에 신고한 다음날, 공화당 선거본부장인 톰 데이비스의원과 하원 상공위원장 토머스 브릴리는 증권거래위원회(SEC)산하 재무회계기준이사회(FASB)에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의 연기를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FASB는 기업 M&A(인수·합병)시 현재 사용되고 있는 이익분산법(POOL-OF-INTEREST)대신 구매회계법(PURCHASE ACCOUNTING)을 연말까지 도입할 방침이다. 이익분산법이 피합병기업에게 지불되는 비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주주이익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게 제도변경의 이유다. 문제는 새 제도가 도입될 경우 M&A를 통해 급성장해온 시스코같은 회사들의 재무상태가 크게 나빠진다는 점. 시스코의 경우 새 회계제도가 도입될 경우 재무제표를 주주들의 기대만큼 만들어내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큰 실정이다. 체임버스는 의원들이 FASB에 편지를 보냈는지도 몰랐다며 정치자금 제공과 서한 발송은 우연의 일치라고 주장했다. 브릴리의원도 자신의 지역구인 북부 버지니아에 첨단기업들이 많이 몰려있어 이들의 이익을 대변한 것일뿐 시스코의 정치자금에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한편 신생 인터넷기업들도 정치자금 제공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기업들조차 향후 자신의 사업영역에 관계될 정치 거물들에게 거액의 정치자금을 쾌척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올 하반기에나 사업을 시작할 예정인 유어헬쓰닷컴이 민주당에 25만달러를 기부한 것. 인터넷 의료사업을 추진중인 유어헬쓰닷컴은 인터넷의 사생활 보호 및 개인정보 이용, 의료사업 규제 등과 관련된 이슈에 관심을 갖고 있어 정치자금을 제공했다고 당당하게(?) 밝히고 있다. 역경매방식의 특허여부로 논란을 빚고 있는 프라이스라인닷컴도 공화당 거물들에게 2만5,000달러를 기부했다. /뉴욕=이세정특파원 BOBLEE@SED.CO.KR입력시간 2000/06/09 16:49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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