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기업가 정신 북돋워줘야”<라디오연설 전문>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우리 경제는 일시적인 어려움은 있지만, 곧 회복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이런 때일수록 기업가 정신을 북돋워 줘야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KBS1 라디오와 교통방송ㆍ동영상사이트 유튜브 등으로 방송된 제101차 라디오연설에서 이같이 말하고 “기업인들도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투자를 촉진하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정부ㆍ기업ㆍ국민 모두가 힘을 합해야 할 때”라며 “정부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때와 같이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대기업ㆍ중소기업을 독려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우리나라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이 된 것과 관련, “남북문제로 안보리가 열려도 우리는 늘 회의장 밖에서 이사국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부탁을 해야 했다”면서 “정말 중요한 시기에 이사국이 됐다”고 힘줘 말했다.

녹색기후기금(GCF)의 송도 유치에 대해선 “이렇게 중요한 국제기구를 유치한 것은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아시아에서도 처음”이라며 “세계 언론들은 불리한 여건 속에서 대한민국이 유치에 성공한 것을 놀라운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李대통령 제101차 라디오 연설 전문>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한 주는 힘든 일도 있었습니다마는, 국가적으로는 우리 역사에 길이 남을 일이 많았습니다. 세계 지도자들 역시 한국의 ‘위대한 주간’이라고 축하했습니다. 정말 마음 놓고, 국민 여러분과 함께 기뻐하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남북문제로 안보리가 열려도 우리는 늘 회의장 밖에서 이사국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부탁을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사국이 되었고, 내년 2월엔 의장국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정말 중요한 시기에 이사국이 됐습니다. 대한민국을 지지해 준 149개 국가에 감사를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더욱 기쁜 것은 대형 국제기구인 GCF 녹색기후기금을 대한민국에 유치한 것입니다. 녹색기후기금은 앞으로 세계은행이나 IMF를 능가하는 큰 기구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습니다.

녹색기후기금이 무엇을 하는 기구인지 국민 여러분께선 다소 생소하실 것입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환경 분야의 세계은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진국이 기금을 내서 개도국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대응을 지원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국제기구를 유치한 것은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아시아에서도 처음입니다. 작년에 처음 유치의사를 밝힐 때만 해도 모두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했습니다. 경쟁국인 독일은 세계 최고의 녹색국가이고, 현재 녹색기후기금 임시사무국도 독일 본에 있기 때문에 우리를 경쟁상대로 보지 않았습니다.

세계 언론들은 이러한 불리한 여건 속에서 대한민국이 유치에 성공한 것을 정말 놀라운 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한 정상은 저에게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 기여할 만한 능력과 자격을 갖춘 나라다. 충분한 역량이 있기에 지지한다”고 말해 왔습니다.

G20, 핵안보정상회의, 세계원조개발총회처럼 국제적인 주요한 이슈를 다루는 회의를 개최했고, 녹색성장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온 우리 노력에 대해, 국제사회의 신뢰가 쌓인 결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유치 과정에서 협력해 주고, 또한 우리를 지지해 준 여러 국가 정상들에게 일일이 감사편지를 쓰고 답례 전화도 하고자 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20세기 인류의 과제가 빈곤퇴치였다면, 21세기 인류가 해결해야 될 가장 큰 도전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입니다.

그런 점에서 녹색기후기금이 우리나라에 오게 된 것은 정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지난 2008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우리는 환경과 경제가 함께 가는 녹색성장을 새로운 국가 비전으로 선포한 바 있습니다.

이 비전이 세계가 공감하는 큰 흐름이 되면서, 녹색성장은 이제, ‘한국발 세계 공용어’가 되었습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가 인류적 의제를 주도하는 나라가 된 것입니다.

녹색기후기금 유치는 그 점을 확실히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피게레스 유엔기후변화협약사무총장도 “앞으로 한국의 녹색성장 비전과 녹색기후기금의 성공적인 상호작용이 기대된다”고 축하하기도 했습니다.

녹색기후기금 유치에 따른 유형ㆍ무형의 효과가 대단히 큽니다. 인천 송도에 상주할 직원만 해도 앞으로 수천 명에 이르게 될 것이고, 매년 백여 차례 회의가 열려서 사실상 1년 내내 국제회의가 열리게 될 것입니다.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이 한번 개최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항구적 기구로서, 해가 갈수록 그 규모가 점점 커져서 국가 경제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대형 국제기구가 대한민국에 있게 되면 한편으로 안보적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세계가 대한민국을 신뢰하고, 선진일류국가로 인정했다는 의미가 또한 크다고 하겠습니다.

이제 앞으로 세계인이 모여드는 도시가 되자면, 뉴욕이나 파리, 제네바보다 더 편리하고 쾌적한 거주환경이 갖춰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인프라도 갖춰나가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책임과 의무도 커졌습니다. 우리 국민이 어떤 나라 국민보다도 환경이나 기후변화에 대한 깊은 인식을 갖고 실천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한 세대 만에,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G20의 일원이 된 유일한 나라입니다. 많은 개발도상국가들이 한국을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빠른 성장과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를 성공적으로 극복해 나가고 있는 경험도 우리는 갖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급속한 발전을 하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에게 녹색성장의 가치를 전하는 데 있어서도 큰 설득력을 갖고 있습니다. 아시아 국가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중남미 개도국들이 이번에 지지를 보낸 것도 그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7일 GCF 녹색기후기금 이사회에서, 남아공 대표는 “한국의 발전경험과 녹색성장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면서 눈물을 보여주었습니다. 선진국과 개도국 간 가교역할이야말로 우리가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고, 여기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기뻐하고 축하할 일은 우리 손으로 만든 GGGI 글로벌녹색성장기구가 국제기구로 공식 출범하게 된 것입니다. 그동안 남이 만든 국제기구에 참여만 했었는데, 이제는 우리가 만든 국제기구에 세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들이 함께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GCF 녹색기후기금이 자금을 지원하는 은행이라면, GGGI 글로벌녹색성장기구는 녹색전략과 기술을 종합컨설팅 하는 기구라고 하겠습니다. GCF와 GGGI가 서로 상승효과를 가져와서 대한민국이 녹색성장의 거점국가로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렇게 기쁜 소식 가운데 전 세계가 저성장시대에 접어들면서 우리도 성장이 다소 둔화되고 있어 걱정스럽습니다. 우리 경제가 상대적으로 양호하기 때문에 환율이 낮아져서 수출에도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경제는 일시적인 어려움은 있지마는 곧 회복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투자를 촉진하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 정부, 기업, 국민 모두가 힘을 합해야 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때와 같이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대기업, 중소기업을 독려해 나가겠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기업가 정신을 북돋아 줘야 하겠습니다. 기업인들도 도전적 기업가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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