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油價 지속땐 엔貨 큰타격美달러도 추락, 증시침체 불가피
지금과 같은 고유가 추세가 지속된다면 달러·엔·유로 등 3대 통화 가운데 어떤 통화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까.
통화가치는 각국의 경제여건이 복합적으로 반영되면서 형성돼 단순히 분석하긴 힘들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엔화가 가장 큰 타격을 받고 그 다음으로는 달러, 유로화 등의 순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선 이와 달리 달러화가 엔화보다 더 직접적인 충격을 받을 것으로도 보지만 유로화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적을 것이란데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경제전문통신사인 다우존스통신(AP-DJ)는 17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이같이 보도하면서 유가 상승이 주요 통화가치에 영향을 미치면서 외환시장 불안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고유가 추세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된 통화는 엔화. 일본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 침제가 지속되고 있는 불안한 상황에서 고유가가 지속되면 다시 경기하락을 야기시키면서 엔화 약세를 불러일으킬 수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고유가는 일본 경제의 「힘」이 되고 있는 세계 최대규모의 무역수지 흑자구조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
뱅크 크레디트 애널리스트 리서치 그룹의 애널리스트인 데이비드 아브람손은 『일본경제는 언제 다시 추락할 지 모르는 불안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고유가는 이같은 일본경제의 취약점을 집중공격해 통화가치 하락을 야기할 수있다』고 말했다.
달러화 역시 고유가에 따른 피해를 입을 것이란 게 그의 분석이다. 미국의 경우 고유가를 감안하지 않은 상태에서 올해 무역적자 예상치를 3,500억달러로 설정하고 있는데 유가가 급등해 적자폭이 더욱 늘어나면서 달러화 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냇웨스트 글로벌 파이낸스 마켓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로버트 브레이크는 고유가에 대한 피해는 엔화보다 달러화가 더 클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잠복해 있는 인플레가 고유가로 인해 그 모습을 나타내면서 미 뉴욕증시가 침체되고 달러화 가치가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더욱이 고유가는 엄청난 규모의 미 무역적자를 더욱 늘어나게 하면서 미 경제전반에「태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유로화의 경우 엔·달러와 달리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게 이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유럽의 경우 사우디 아라비아·리비아·쿠웨이트 등 중동산유국이 주력수출국이어서 이들 지역에 대한 상품수출가격 인상으로 고유가에 따른 피해를 상쇄시킬 수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수출구조로 인해 유로화가치도 강세 또는 안정을 유지할 수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국제유가가 이달들어 급등세를 보이면서 배럴당 32달러선(브렌트유 기준)을 넘어서자 노르웨이·캐나다 등 주요 산유국 통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용택기자YTLEE@SED.CO.KR
입력시간 2000/08/1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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