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내년도 나노기술(NT) 분야 국제표준화 회의를 유치하는 데 성공하는 등 NT 주도국 지위 굳히기 작업에 들어갔다. 또 정부는 내년에도 NT 분야에 올해 대비 10% 늘어난 예산을 투입하기로 하는 등 적극 투자하기로 했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은 오는 2006년 11월 NT 분야 국제표준화 회의 총회 개최국으로 우리나라가 최종 선정됐다고 23일 밝혔다.
기술표준원의 한 관계자는 “신규 국제규격제안 및 분과위원회(SC) 설립 여부 등과 같은 핵심 사안이 내년 부산 총회에서 확정될 전망이어서 국제표준화에서 한국의 주도권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NT는 ㎚(나노미터ㆍ100만분의1㎜) 크기의 원자나 분자를 자유자재로 조작해 신물질을 만드는 작업이다. 탄소나노튜브 등 NT는 새로운 소재 및 부품을 만드는 데 최근 각광을 받고 있으며 향후 10년 시장이 1조달러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NT 세계시장에 대한 표준을 제정하기 위한 ISOㆍTC229(나노기술 분야) 국제총회가 지난 9~11일 영국 런던에서 사상 처음 개최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나노 소재 및 응용제품의 안전성 및 환경성과 함께 기술위원회의 운영체제가 집중 논의됐다. 한국은 NT 개발 및 표준화 동향과 탄소나노튜브에 대한 표준화 필요성을 역설했으며 이를 통해 한국이 핵심 사안을 결정할 차기 총회 개최국으로 개최됐다.
내년 11월 아시아 9개국의 NT 분야 전문가 1,200여명이 참석하는 ‘아시아 나노 2006’과 연계, 부산에서 개최될 NT 국제표준화총회가 국내 산학연 전문가들에게 나노기술 표준화의 중요성을 인식시킬 것으로 기술표준원은 기대했다.
우리나라의 NT 수준은 아직은 낮은 편이다. 기술수준은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 대비 61.9%에 그쳤다. 하지만 2004년 논문발표건수(SCI)가 1,128건으로 세계 5위를 차지했고 또 증가율도 세계 평균(15.1%)의 두배 가량인 30.1%에 달한다는 점에서 향후 전망을 밝게 하게 됐다.
최근 발표된 UPI의 나노 보고서에서도 우리나라가 정부와 민간의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개발 노력에 힘입어 미국ㆍ일본ㆍ독일 등에 이어 기술수준에서 세계 4위로 랭크되기도 했다. 나노시장 점유율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국제표준의 선점이 필수 불가결한 요소며 국제경쟁력의 핵심 인프라로 대두된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 2001년 ‘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고 R&D 투자비를 매년 10% 이상 지속적으로 늘여왔으며 올해는 2,772억원에 달했다.
권혁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신소재본부장은 “나노기술 응용분야는 생명공학에서 에너지ㆍ신소재 등 무궁무진하다”며 “적극적인 정부의 정책수행 및 기초연구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