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여당 집권 2년차 `내각제 불안'

내각제 개헌 해결의 열쇠를 쥐고있는 김대중대통령과 김종필총리가 지리한 탐색전을 전개함에 따라 집권 2년째를 맞는 DJP 국정운영에 불안감이 커지고있다.내각제 개헌문제가 조기에 마무리되지않을 경우 집권여당의 정책공조는 물론 3월30일로 예정된 재보선 선거공조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적지않다. 金대통령과 金총리가 서로 다른 주파수대에 머무는 동안 집권여당인 국민회의와 자민련 일각에서 『내각제 개헌 문제를 놓고 일전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태도를 보이는 등 공동여당 내부에 잡음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각제 조기 개헌을 주창하고있는 자민련은 지난 22일 서울 경기 인천지역 지구당 위원장들이 「내각제 개헌실천 투쟁위원회」를 결성한데 이어 23일에는 전국 지구당 위원장 차원으로 투쟁위를 확대시키는 등 전의를 불태웠다. 이같은 강경입장은 더이상 내각제 문제를 방치했다가는 가뜩이나 소외감을 느껴온 자민련으로서는 집권 2차년도에서도 여전히 냉기가 가득한 윗목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으로 볼 수 있다. 반면 국민회의 비호남 출신 의원 46명도 23일 저녁 김영배(金令培)부총재 초청으로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모임을 갖고 내각제 개헌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국민회의 의원들이 그동안 내각제 문제에 관한한 金대통령과 金총리의 무릎대좌에 맡긴다는 방침에 따라 언급을 자제해 왔다는 점에서 이날 모임은 이례적인 자리였다. 의원들은 3시간여 동안의 토론끝에 당초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진 「내각제 연내개헌 반대」를 골자로 하는 결의문은 채택하지 않고 대신 「내각제는 金대통령과 金총리가 숙의해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해주기 바란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이날 모인 의원들은 발표문을 통해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공고한 협력과 유대는 정치안정의 핵심』이라고 전제한뒤 『양당 사이에 대선전에 합의한 내각제 개헌문제와 관련해 원만한 의견일치를 보지못한채 정국불안이 가중되고 있는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치못한다』고 밝혔다. 국민회의도 내각제 문제가 지금처럼 매듭을 짓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넘어갈 경우 정국불안의 요인이 된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의원들은 특히 『내각제 개헌문제는 金대통령과 金총리 두분이 숙의해 나라를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해주기 바란다』면서 『양당소속 의원 및 당직자들은 두 분의 결단을 기다려야 하며 또한 그 결과에 승복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 자민련내 강경파를 겨냥하기도 했다. 이처럼 공동여당간에 합치점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내각제 논쟁은 그렇지 않아도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2여 공조체제에 심각한 균열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자민련의 고위 당직자는 『두 분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당 일선은 물론 지도부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어떤 형태로든 빨리 결판을 내는 것이 원활한 국정운영과 양당의 앞날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박민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