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김인영 특파원】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임박, 걸프 지역에 전운이 감돌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투자자들이 보다 안전한 곳으로 자금을 대피시키고 있다. 12일 미국 달러화·미국 국채·금 등이 일시적으로 급등했으며, 국제 유가는 전쟁 여부를 관망하는 모습을 보였다.달러화는 이라크의 타레크 아지즈 부수상의 대미 강경발언 직후 일본 엔화에 대해 121.67 엔에서 124.10 엔으로, 독일 마르크화에 대해 1.66769 마르크에서 1.6977 마르크로 폭등했다. 그러나 미 백악관이 공격 시점을 정하지 않았다는 발표가 나오자 각각 121.96 엔, 1.6842 마르크로 진정됐다. 외환 딜러들은 걸프전이 벌어지면, 군사적 강대국인 미국 통화가 오르고, 비산유국인 일본과 독일의 통화는 상대적으로 내려가는 속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상품으로 알려진 미국 재무부 채권은 이라크 사태로 30년물의 경우 액면가 1,000 달러당 5.3125 달러나 치솟았다. 또다른 자금대피처로 인식되고 있는 금도 이날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이 온스당 3.80 달러 폭등한 297.50 달러에 거래됐다. 은은 온스당 12.3센트 상승한 5.133 달러, 백금은 11 달러 오른 350 달러에 각각 거래됐다.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북해 브렌트유는 미국의 이라크 유전에 대한 공격 가능성으로 배럴당 31 센트 오른 12.42 달러에 거래돼 2.5%의 상승에 그쳤다. 그러나 국제 석유전문가들은 이라크의 원유 생산량이 세계 생산량의 2.5%에 불과하며, 이라크 유전이 미군의 공격목표가 아닌 점을 들어 국제 유가의 폭등 가능성을 배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