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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없는 곳에 길을 내면서 선교를 다녔습니다. 마사이족 한 명이 결혼을 하자고 졸라 도망을 다닌 적도 있습니다." 박은순(60) 선교사의 이야기와 선교지역의 정황으로 보아 그가 헤쳐 왔고, 또 헤져 나가고 있는 어려움들은 안 봐도 본 듯 했다.
한국 개신교가 아프리카 선교를 시작한지 30년이 되는 올 해, 암흑의 땅 곳곳에서 선교사들이 자신의 삶을, 현지인들의 희망으로 맞바꾸는 숭고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탄자니아 연합대학을 설립한 이진섭(60) 선교사는 지난 90년 아직 미수교국가였던 탄자니아를 답사하고, 이 곳에 대학을 설립하겠다는 당시로선 황당한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그의 추진력 앞에 황당했던 계획은 차츰 구체화 되어 갔다. 국제선교단체와 네트워크를 구성했고, 지금은 교파를 초월한 40여명의 대학교수 출신으로 구성된 선교사들이 합류해 대학 운영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이 선교사는 대학건립과 함께 탄자니아에 새마을운동 바람을 일으킨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선교사는 탄자니아 최대의 도시 다레스 살람(Dar es Salaam)에서 1시간 거리의 가난한 마을 은지안네(Nji Anne) 지도자 8명에게 새마을운동 연수를 주선했다. 이 선교사는 마을주민들에게 새마을운동을 소개하면서 "기독교인이든 무슬림이든 관계없이 마을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미래의 희망인 이 마을 어린이들이 지도자로 자라 나라 전체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국에 와서 연수를 받으며 새마을운동에 감명을 받은 지도자들은 마을에 파파야와 벼농사를 새로 시작하는 등 새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벼를 수확하던 날 마을주민들은 모두 함께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기도 했다. 요즘 주민들은 은지안네 마을을 연결하는 4개의 교량을 건설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 교량이 건설되면 마을은 교통의 요지가 되어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탄자니아와 국경을 마주한 잠비아 루사카지역의 치소모병원에는 허일봉ㆍ전미령 선교사 부부가 사역을 하고 있다. 부부는 2만5,000여평의 부지에 6개 병동과 입원실,진료실 등을 구비한 병원과 유치원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잠비아에는 어진득ㆍ조은아 선교사부부가 IT분야에서, 와푸카ㆍ송릴리부부가 알코올ㆍ마약중독자들을 대상으로 재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대학교수와 의사로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는 현실을 마다하고 아프리카로 떠난 이들도 있다. 강동원 짐바브웨 의과대학 교수는 국내에서는 관동대학에서 약리학교수로 일했고, 부인은 종합병원에서 소아과 전문의로 근무했지만 모든 것을 떨쳐 버리고 짐바브웨에 정착했다. 이들은 멀티클리닉을 개설,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한 의료봉사를 준비 중에 있다.
이 들의 노력에 힘을 보태기 위해 선교사들에게 트랙터 및 각종 물품을 지원하는 등 도움을 주기로 한 소강석 죽전 새에덴교회 담임목사는 "한국교회가 안에서는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들의 헌신 덕분에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