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권고적 당론으로 정한 금산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그룹이 현수준의 경영권 방어태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3조원이 들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25일 재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열린우리당의 당론이 국회에서 채택될 경우 금산법의 '5%룰' 적용을 받아 의결권이 제한될 금융계열사의 삼성전자 지분은 지금까지 알려진대로 삼성생명의 2.21%뿐만 아니라 삼성화재의 1.26%까지 포함해 모두 3.47%에 이른다.
현재 이건희 회장 등 특수관계인과 계열사 등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내부지분율이 16.1%에 불과한 상황에서 3.47%는 결코 작은 지분이라고 볼 수 없다고 재계와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도 삼성전자가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의결권을 가진 내부지분이 16.1%에서 13% 미만으로 줄어든다면 경영권 방어가 위험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영권 방어태세를 현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특수관계인이나 비금융계열사가 이 업체의 지분 3.47%를 사들여야 하며 현재 주당 60만원 선인 현주가를 기준으로 할 때 이는 약 3조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제잡지 포브스의 평가에 따르면 이 회장 일가의 재산은 43억달러(약 4조5천억원)에 이르지만 대부분 계열사 주식이어서 현실적으로 3조원에 이르는 현금을 동원할 능력은 없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비금융 계열사들의 경우도 이만한 자금을 동원하기도 어렵거니와 상호출자금지 등 규정에 묶여 삼성전자의 지분을 큰 규모로 사들일 수도 없다고 밝혔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누구든지 260억달러 정도의 자금을 동원해 25-30%의 지분만 확보하면 삼성전자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충분히 시도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