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위기 신호와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한국 금융기관의 단기차관 코스트가 올라가고, 국채 가산금리 상승에 가속도가 붙고 있으며, 한국 원화가 엔-달러의 연동의 역방향으로 움직이며 하락하고 있다.
한국 경제에 대한 위험 신호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임박하고, 북한 핵 이슈의 수위가 높아지는등 경제 외적 요인이 국제적 신용을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의 거시경제정책이 해외투자가들에게 불투명하게 인식되고, 정부 고위인사들의 레토릭이 한국 투자를 불안하게 하는 것도 원인이 되고 있다.
10일 월가의 금융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행들이 한국 금융기관에 대한 신용한도(크레딧 라인)를 줄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5년만기 외평채의 가산금리는 지난해 12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직후에도 1.1~1.2%의 좁은 범위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였으나, 최근 2주 사이에 상승 속도가 붙어 지난주말엔 1.5%로 급등했다.
한국의 해외자본 조달코스트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원화에도 하향 압력요인으로 작용, 국제외환딜러들은 지난주부터 일본 엔화와의 연동 공식(1엔=10원)을 파기해 거래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지정학적 요소로 인한 리스크가 예상보다 커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재정을 통한 경기 부양을 권했으며, 모건스탠리는 한국 은행의 금리 인하를 주문했다. 아직 한국에서 본격적인 해외자금 이탈이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이라크 사태와 북한 핵 이슈가 상승작용을 할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비상 대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경고가 뉴욕 월가로부터 나오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