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 스트레스와 소음, 이명 발생률 높여


전북 임실군에서 군부대 이전을 요구하며 장송곡 시위를 벌여온 시위대에게 검찰이 상해 혐의를 적용했다. 시위대는 2011년 3월 28일부터 2012년 12월 12일까지 임실군청 앞에서 72~81db(데시벨), 2013년 12월 19일부터 2014년 1월 17일까지 35사단 앞에서 44~74db로 장송곡을 송출해 공무원 및 장병의 업무를 방해했다.

지속적인 소음에 시달린 장병들은 급성 스트레스 반응으로 이명(귀울림) 진단을 받으며, 소음공해에 시달렸다. 사단 장병들은 “장송곡을 계속 듣다보니 귀에서 ‘띠’하는 소리와 매미가 우는 것 같은 이명 현상이 나타났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생활소음기준에 따르면 70db은 타자기, 전화벨소리, 도로변 차도 소리에 불과하다. 시위대가 35사단 앞에서 송출한 장송곡은 44~74db로 다소 약한 편이었지만 지속적인 송출은 장병들의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이로 인해 이명이 발생하는 결과를 낳았다. 실제로 저강도 소음 문제는 이웃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층간소음을 보면 충분히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이명은 청력저하를 동반하기 때문에 그 원인을 강한 음원 자극에서 찾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스트레스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과거 군인이나 생산직근로자 등 소음에 노출되기 쉬운 직업군에서 발생하는 특성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이들보다 사무관리직, 전문직, 서비스직 같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군에서 발병하는 비율이 높아 졌다.

스트레스가 이명을 유발한다는 연구나 이론은 이미 해외에서도 상당수 존재하며 이를 혈액순환장애, 자율신경실조증, 면역기능 문제와 같은 전신건강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칠정(七情, 오늘날의 스트레스)이 과해지면 오장육부의 균형을 무너뜨려 간신(間腎)을 손상시키고 귀 부근에 기혈소통을 방해해 이명을 야기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명환자를 적외선체열촬영기로 관찰해보면 흉부와 안면부에 열이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명의 한방치료는 장부의 균형을 맞춰 스트레스로 인한 체열불균형을 해소하고 전신기능과 면역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치료를 진행한다. 이를 위해 유종철 청이한의원 원장은 “청열한약재 조구등과 백질려,기혈순환을 촉진시키는 원지와 석창포,신장과 간장의 기운을 강화하는 산수유와 녹용 등 6가지 주요 한약재로 구성되어 있는 ‘청이단(淸耳丹)’을 처방한다”고 말했다. 청이단은 열독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면서 충만해진 기력이 전신으로 순환되도록 함으로써 이명치료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다만 치료방법은 이명의 원인과 환자의 상태에 따라 변별적으로 적용된다. 유 원장은 “환자마다 들리는 이명소리가 서로 다르듯 이명의 원인과 증상도 개인마다 차이가 있어 맞춤식 치료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기력이 약해 이명이 생긴 허증환자는 체력과 에너지를 보강하는 치료가 중요하고, 냉증이 심한 환자는 체온을 높이고 순환장애를 개선해야 치료효과가 높다”고 조언했다.

이명치료를 위해서는 평소 식생활습관도 중요하다. 칼슘, 아연, 마그네슘이 풍부한 음식은 이명증상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 잡곡류, 시금치, 참깨나 김·미역 같은 해조류를 섭취하면 좋다. 이런 음식에 많이 함유된 비타민B1은 귓속 신경을 안정시켜줘 이명이 동반하는 어지럼증이나 귀울림을 완화시키기도 한다. 특히 전복은 이명현상이 나타났을 때에 동반할 수 있는 현기증과 두통을 완화하는데 큰 효과가 있다.

이와 함께 과로와 소음이 심한 곳을 피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며 마음을 안정시키려는 생활습관이 이명 예방에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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