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투지로 밀어붙였다

최경주 셋째날 12위로 뒷걸음질 불구 선두그룹과 대등한 경기…"좋은 경험"

탱크, 투지로 밀어붙였다 최경주 셋째날 12위로 뒷걸음질 불구 선두그룹과 대등한 경기…"좋은 경험" 최경주가 17일 브리티시오픈 3라운드 18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 모자를 벗어 갤러리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트룬(스코틀랜드)=AFP연합 “결과와 관계 없이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세계 최고 전통의 브리티시오픈골프대회(총상금 715만달러)에서 이틀간 선두권을 질주, 세계 골프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최경주(34ㆍ슈페리어ㆍ테일러메이드)는 한층 ‘큰 선수’가 된 듯한 모습이었다. 1라운드 공동4위, 2라운드 공동3위를 내달린 최경주는 사흘째 공동12위로 밀렸으나 18일 열린 최종라운드에서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투지를 잃지 않았다. 내노라 하는 톱 랭커들과 선두그룹에서 경쟁하며 당당함을 잃지 않았고 이틀째 오후2시(현지시간)가 넘어서 경기를 시작했지만 집중력을 유지하며 흐름을 다잡아 나갔다. 3라운드에서 3오버파로 다소 부진했던 그는 “경기 초반 비가 내렸고 잔디가 더 자란 오후 시간이어서 그린 스피드가 느려졌다는 점을 생각하지 않아 퍼팅이 대체적으로 약했다”면서 “세밀하게 다 챙기지 못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큰 대회에서 선두그룹에서 경기를 펼쳤고 그 동안 갈고 닦은 기술 샷도 시도해본 만큼 크나큰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국 스코틀랜드 서부 해안 에이셔의 로열트룬골프장(파71ㆍ7,715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경기는 강자들이 상위권에 대거 포진하면서 보기 드문 격전장으로 돌변했다. 3라운드까지 토드 해밀턴(미국)이 합계 8언더파 205타로 ‘깜짝 선두’에 나섰을 뿐 상위권은 톱 랭커들의 이름으로 채워졌기 때문. 어니 엘스(남아공)가 7언더파 206타로 1타차 2위, 마스터스 챔피언 필 미켈슨(미국)과 US오픈 우승자 레티프 구센(남아공)이 나란히 6언더파 207타로 공동3위에 포진했다. 이어 이날만 3타를 줄인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공동7위(4언더파 206타)에 올라 우승 사정권에 진입했다. 엘스가 “순위표를 보니 숨이 막힌다”고 말했을 정도. 1라운드 선두였던 토마 르베(프랑스)가 미켈슨, 구센 등과 함께 공동3위 그룹에 자리했고 배리 레인(영국)이 5언더파 208타로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와 지난해 마스터스 챔피언 마이크 위어(캐나다)는 3언더파 210타로 공동9위. 메이저 첫 우승까지 기대됐던 최경주는 3라운드에서 그만 버디 1개, 보기 4개로 3오버파 74타를 쳐 중간합계 2언더파 211타로 공동12위까지 뒷걸음을 했다. 최경주는 전반 9개 홀에서 7차례 버디 기회를 맞았으나 퍼트가 홀을 외면하면서 6번홀(파5) 보기로 오히려 1타를 잃었고 후반 들어 보기 3개를 더한 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이날 유일한 버디를 잡아냈다. 허석호(31ㆍ이동수F&G)는 2라운드를 마친 뒤 합계 4오버파 146타로 기준 타수에 1타차로 아쉽게 컷 오프 됐다. ○…브리티시오픈 우승상금이 올해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최다를 기록하게 됐다. 이번 대회 우승상금은 18일 현재 환율 기준 약 134만8,000달러에 달해 마스터스의 117만달러, US오픈의 112만달러를 넘어섰다. 한편 우승상금이 가장 많은 대회는 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188만달러)이고 미국 PGA투어에서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144만달러로 최고액이다. ○…대회 첫날 영국 국기 문양 바지를 입고 나와 화제가 됐던 이안 폴터(28ㆍ영국)가 17일 열린 3라운드에서는 분홍색 모자와 구두에 분홍색 양말을 무릎 높이까지 신는 '니커보커' 풍으로 차려 입어 다시 눈길을 끌었다. 3라운드에서 공동23위(합계 1오버파)에 랭크된 폴터는 "이번 대회에서 입었던 옷을 경매에 부쳐 수익금을 자선기금으로 내겠다"고 말했다. ○…필 미켈슨(미국)은 티샷 한 볼이 갤러리에 맞은 덕에 파 세이브를 하는 행운을 누렸다. 3라운드 15번홀(파4)에서 미켈슨이 3번 우드로 때린 티샷이 우측으로 휘어져 OB 구역으로 날아갔으나 한 관객의 다리를 맞고 들어와 이 홀을 파로 막으면서 선두 경쟁에서 밀려날 뻔한 위기를 넘긴 것. 박민영 기자 mypark@sed.co.kr 입력시간 : 2004-07-1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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