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의 16강 진출국이 모두 가려지며 대회 열기도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이번 대회는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을 비롯해 잉글랜드·이탈리아·포르투갈 등 강호들이 잇달아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놀라움을 안겨줬다. 또 한국·일본·호주·이란 등 아시아 국가들이 전멸한 반면 개최국 브라질을 비롯해 아르헨티나·콜롬비아·우루과이·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국가들이 초강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가 16강 진출에 실패해 아쉬움이 남지만 아직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네이마르(브라질), 로빈 판페르시(네덜란드) 등 특급 스타들의 화려한 플레이와 흥미진진한 볼거리가 많이 남아 있다.
16강전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오는 30일 오전1시 치러지는 네덜란드와 멕시코의 '창과 방패' 대결이다. 네덜란드는 스페인·칠레·호주를 연파하며 3전 전승으로 16강에 올랐다. 판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이 각각 3골씩 터뜨리는 등 조별리그 참가국 가운데 최다인 10득점을 기록했다. 판페르시와 로번은 폭발적인 스피드와 개인기, 득점력 등으로 이번 대회 출전국 가운데 최고의 콤비로 손꼽힌다. 이에 맞서는 멕시코는 수문장이 발군이다. 멕시코는 조별리그에서 브라질의 날카로운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등 2승1무로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득점은 4골에 그쳤지만 실점은 1골뿐이다. 멕시코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AC 아작시오)는 이번 대회에서 8개의 세이브를 기록하며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독일의 전설적 골키퍼인 올리버 칸은 오초아를 가리켜 "이번 대회 최고의 골키퍼"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판페르시와 로번을 앞세운 네덜란드의 날카로운 창과 오초아가 뒷문을 지키는 멕시코의 방패 가운데 어느 쪽이 더 강할 것인지 관심을 모은다.
앞서 29일 오전5시 펼쳐지는 콜롬비아와 우루과이의 16강 대결도 흥미롭다. 양 팀은 나란히 간판 공격수를 잃었다. 콜롬비아는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라다멜 팔카오(AS모나코)가 부상으로 빠져 전력에 큰 누수가 생겼다. 팔카오는 지난 2011년과 2012년 유로파리그 득점왕 출신으로 이번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9골을 기록한 바 있다. 우루과이는 이번 대회 가장 큰 이슈의 주인공인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가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로 출전할 수 없어 어려움이 예상된다. 수아레스는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이탈리아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유벤투스)의 어깨를 깨무는 비상식적인 행동을 해 A매치 9경기 출전 정지의 중징계를 받았다.
현재 분위기로 보면 콜롬비아가 유리하다. 콜롬비아는 팔카오 없이 이번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하메스 로드리게스(AS모나코)와 작손 마르티네스(포르투·2골)의 득점력이 돋보인다. 반면 우루과이는 조별리그 4골 가운데 2골을 수아레스가 기록했을 정도로 수아레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30일 오전1시 열리는 코스타리카와 그리스의 경기도 지켜볼 만하다. 두 팀은 모두 이번 대회 이변의 주인공이다. 코스타리카는 잉글랜드·이탈리아 등 강팀과 함께 '죽음의 조'에 편성됐지만 2승1무로 조 1위에 올랐다. 그리스 역시 콜롬비아·코트디부아르·일본과 묶였지만 조 2위(1승1무1패)로 16강행 티켓을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