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공기업 개혁

최수문 경제부 기자

[기자의 눈]공기업 개혁 최수문 경제부 기자 최수문 경제부 기자 공기업 내부로부터 경영혁신을 부르짖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비용 저효율의 ‘철 밥그릇’이라는 비난을 씻어내겠다는 의도다. 공기업이 독점적 지위로 인해 외부적 경쟁도 없고 자리 보전과 복지후생 확대에만 몰두한다는 비난은 이미 구문(舊聞)이다. 공기업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낙하산 인사에 있다. 역대 정권에서 정부나 정치권은 산하기관의 기관장이나 감사 등 중요 보직을 독차지해왔다. 낙하산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해명도 있지만 공기업을 정권의 전리품쯤으로 생각하는 인식은 아직도 가시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재미있는 현상은 공기업의 비능률과 낙하산 인사는 서로 동전의 양면 관계라는 것이다. 공기업 직원들의 얘기를 들어보자. 공기업에서 20~30년을 근무하고 큰 업적을 세우더라도 최고경영자(CEO)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장은 결국 외부에서 오게 된다는 자조가 섞여 있다. 때로는 외부인사 기관장을 선호하기도 한다. 상급기관과의 원만한 관계유지를 위해서다. 직원의 입장에서 최고 지위를 꿈꿀 수 없을 바에야 현 위치에서 현실적 이익을 얻자는 욕망을 없앨 수 없다. 낙하산을 타고 온 사장이 자신이 가진 약점 때문에 노동조합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면 도덕적 해이 현상은 더욱 심해진다. 경영을 혁신하고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없앴다는 관료출신의 공기업 CEO 성공스토리가 가끔 회자된다. 그러나 정말 성공했는지는 회의적이다. 서로 약점을 알고 있는 사이에 소나기만 피해보자는 식의 생각은 아닐까. 우리 경제ㆍ사회에 공기업이라는 공공적 성격이 필요하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고인 물은 결국 썩는다는 것도 외면할 수 없는 사실이다. chsm@sed.co.kr 입력시간 : 2004-11-2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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