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목전에 두고 세계는 급속한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다가올 새 천년에 대비해 세계 각국은 예외없이 사회 여러 분야에서 변화와 개혁을 시도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교육분야는 특히 그렇다. 대다수 선진국들은 다가오는 새 천년을 대비해 교육의 획기적인 개혁만이 궁극적으로 국가 발전과 직결된다고 판단하고 이미 오래전부터 교육경쟁력의 제고를 위한 지원과 노력에 국력을 집중하고 있다.따라서 우리 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사회 각 분야에서 주체적으로 뼈를 깍는 구조조정과 환골탈태의 노력을 해야겠지만 그런 노력의 중심에 교육계가 서 있어야 한다는 사실 또한 분명하다.
21세기는 정보화사회, 지식기반 사회이며 창조적인 아이디어 없이는 국가간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사회이다. 많은 미래학자들이 지식정보사회의 새로운 인재상을 「창의력을 기반으로 한 풍부한 지식과 정보를 갖추고 참된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정서적 연대성이 강한 사람」으로 정의했듯이 지식기반사회의 요체는 창의력이며 창의력없이 과학기술의 발전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이 사실은 미국의 예를 보면 잘 알수 있다. 미국은 단편적인 지식위주의 교육에서 탈피하여 개개인의 창의력을 존중하는 교육에 역점을 둔 결과 국제사회를 이끌어 갈수 있는 수많은 인재를 배출했으며 이는 결국 창의력을 갖춘 인재만이 국가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원동력임을 웅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반면에 우리의 중고등학교 교육은 여전히 입시위주의 주입식 암기교육에 몰두하고 있으며, 대학교육은 표면적으로는 전인교육을 내세우면서도 실제로는 기능적 지식을 주입하는 교육과 도제식으로 제자를 키워내는 교육에 몰두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주입식과 도제식 제자 양성교육으로는 21세기가 요구하는 창의력 있는 인재, 주체적인 인간을 양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
창의력과 인간화 교육이 국가발전을 좌우한다면 이제 우리 교육도 과감한 변신을 해야한다. 단순히 학과목의 시험결과만으로 서열을 매기고 그 인간의 성취도를 판단하는 교육보다는 창의성을 키워주고 존중하는 교육, 학습의 과정을 중시하는 교육, 더불어 사는 인격과 지혜를 강조하는 교육으로 변화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장기교육정책을 세운 후 이를 일관성있게 추진하는 일이 시급하다. 많은 연구와 시행착오를 거쳐 세운 원칙은 설령 시행과정에서 문제점이 발생하더라도 그 근간은 뒤흔들지 않는 상태에서 보완해 가는 일관성이 유지돼야 하는 것이다.
장관이 바뀌고 입안자가 바뀔때마다 정책이 달라지고 원칙이 흔들려서는 현장교육의 혼란만 가중시키는 우(愚)를 되풀이해 범할 따름이다. 이런 점에서 장기적 안목의 교육정책은 일단 정책이 수립되면 구속력을 갖도록 법제화하는 것도 고려할수 있다.
우리의 교육정책이 과거처럼 시행착오와 오류를 되풀이한다면 21세기의 우리는 국제사회의 낙오자로 전락하게 될 것임이 너무나도 자명하다.
지금 우리의 대학 도서관에는 공부하는 학생들로 넘쳐나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공부는 창조적인 학문탐구가 아니라 취업을 위한 단순지식의 암기일 따름이다. 취업에 대비해서 각종 수험서의 이미 정형화된 지식을 암기하는 학생들로 대학도서관이 만원사례를 이루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대학은 창의력을 발휘할수 있는 학문탐구를 적극 지원하고 대학의 자율성과 특성화 그리고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수 있는 제도적 장치마련에 온갖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특히 엄격한 학사관리와 철저한 교수업적 평가제를 조속히 정착시켜야 한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선진국 유수대학의 면학 분위기 조성방법과 연구 및 교수능력 제고방안 등에 대한 벤치마킹을 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그 어느때 보다 양적 팽창을 중시하는 교육이 아니라 질적 향상을 위한 교육을 해야 할 절실한 시점에 서 있다. 우리는 한 인간에 대한 가치를 학벌이나 능력이 아니라 창의력과 그 창의력이 만들어낸 결과로 판단하는 사회가 되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교육의 혁신을 통해 창의력 있는 인간,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는 것만이 새 천년을 맞이하여 지구촌의 독립국가로서 자긍심을 유지·보전할수 있는 우리의 유일한 선택이며 궁극적으로 선진대열에 진입할수있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