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한 영화] 유위장 감독 ‘무간도’

경찰학교 훈련중 명령을 받고 범죄조직 삼합회 조직원으로 잠입한 진영인(량차오웨이(양조위))은 스파이 생활 10년에 완벽한 `양아치`로 생활하고 있다. 조직원이라는 이유로 사랑에도 실패하고 이젠 쉬운 한자 쓰기도 헷갈려 하지만 전과 8범에 `형제`들과 진한 의리를 나누는 조직원으로 살아간다. 한편 조직에서 경찰에 `심어놓은` 스파이 유건명(류더화(유덕화))은 깔끔한 일처리로 상부의 신임을 받는 엘리트 경관. 예쁜 여자친구에 골프도 즐기며 가끔 TV 출연도 하는 등 조직원의 때는 벗은지 오래다. 어느날 조직의 마약거래를 경찰이 추적하는 과정에서 양측은 각자의 내부에 스파이가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게 된다. 진영인과 유건명은 각각 내부 첩자를 찾아내라는 새로운 명령을 상부로부터 전달받는다. 둘 사이의 미묘한 신경전이 계속되고 그러던 중 진영인이 경찰임을 아는 경찰조직의 유일한 인사인 황반장(황추생)이 진영인과 접촉하다 삼합회 조직원들로부터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조직내에 혼자 남겨진 진영인은 이제 유건명의 정체를 밝혀 경찰 신분을 되찾으려 하지만 유건명은 조직의 보스를 제거하고 진영인의 비밀기록을 없애 자신의 과거를 지우고 진짜 경찰로 살아가려 한다. 량차오웨이와 류더화가 지난 11일 국내 개봉 홍보차 내한하기도 해 잘 알려진 홍콩영화 `무간도`는 10년간 경찰행세를 하는 조폭과 같은 기간 조직에 잠입해 있던 경찰의 엇갈린 운명을 그린 작품으로 오래간만에 볼 수 있는 `홍콩 느와르`영화다. 지난해 홍콩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흥행돌풍을 일으킨 영화다. 국내서도 각종 시사회를 통해 ``영웅본색`등의 홍콩 정통 느와르에 현대미가 있다` `홍콩영화의 부활인가`라는 등의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어 국내 결과도 주목된다. 영화는 과거의 홍콩 느와르 영화처럼 결정적 대사와 어두운 조명 그리고 극단적인 앵글 등이 보여주는 감각에 모스 부호로 암호를 주고 받는 진영인과 경찰 간부, 결국 그들의 손짓을 읽어내고 추적하는 유건명이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상업적인 재미를 더해준다. 또한 갱 영화에서 볼 수 있듯이 경찰이 조직의 첩자로 들어가 활약했던 스타일에서 벗어나, 조직이 경찰 조직의 첩자로 들어가 대립하는 구조도 신선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서로를 겨누고 있지만 결국 같은 고통에 빠져들고 있는 이들은 더 이상 적이 아니다. 유건명은 자신의 실체를 알게된 애인에게 “과거는 과거고 앞으로는 좋은 사람으로 살고 싶다”며 자신의 운명을 바꿀 것을 다짐하며, 진영인은 정신과 상담의며 여자친구에게 “나 경찰이야”라며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 애쓴다. 감독은 `소살리토`의 유위강과 신예감독 맥조휘가 맡았다. `디 아이`의 대니 팡과 왕가위 영화의 촬영을 맡았던 크리스토퍼 도일이 각각 편집감독과 촬영감독으로 참여했다. 워너브라더스가 리메이크 판권을 구입해 미국판으로 다시 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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