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세 인상, 주택거래신고제 등을 두고 정부와 서울 강남권 자치구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남구가 자치구로서는 처음으로 구의 목소리를 대변할 세정(稅政)자문단 구성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자치구들이 자문단을 통해 정부의 조세정책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일 경우 정부와 지자체간 마찰이 증폭될 것으로 우려된다.
5일 서울시 및 자치구 등에 따르면 강남구는 종합부동산세 신설 등 급변하는 세정여건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세제 관련 전문가들로 이뤄진 ‘강남세정연구자문단’을 구성,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자치구가 정부의 조세정책에 대응, 자체 세정자문단을 꾸리는 것은 강남구가 처음으로 서초ㆍ송파 등 다른 자치구로의 확산이 예상된다.
강남구 세무1과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하고 종합부동산세 신설을 추진하는 한편 종합토지세와 담배소비세의 세목교환을 검토하는 등 세정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며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구의 재원이 고갈돼 복지행정에 막대한 차질이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자문단 구성 배경을 설명했다.
강남구는 현재 대학ㆍ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전문가 영입작업을 진행 중이며 세무학과 교수 등 15~20명으로 자문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자문단 구성을 늦어도 오는 6월 말까지 마무리하고 하반기부터 올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자문내용은 ▦종합부동산세 신설 추진과 세목교환 논의에 대한 대처방안 ▦강남구 세입재원의 적절한 사용방향 ▦세정여건 변화에 따른 즉각적인 대응책 마련 등이다. 강남구는 자문단 운영결과가 만족스러울 경우 종합적인 상설 연구기관으로 확대,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강남구의 한 관계자는 “자문단이 합리적인 과세방안과 세입확보, 세수의 적정한 활용책을 강구해준다면 강남구의 재정 운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석훈기자 sh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