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가 15일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골프장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US오픈 연습라운드 도중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AFP=연합뉴스)

‘이번에도 코스와의 전쟁, 자칫하면 90타도 칠 수 있다.’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을 앞두고 연습라운드를 치렀던 선수들이 한결같이 코스의 난이도에 혀를 내둘렀다. 16일 밤 개막된 이 대회의 개최지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2번코스(파70ㆍ7,214야드). 지난 99년 같은 대회를 치렀던 곳이다. 당시, 지금은 고인이 된 패인 스튜어트 혼자만이 그것도 1언더파로 겨우 언더파 우승을 일궜던 이 코스는 6년 뒤 더욱 험악한 모습으로 선수들을 위협하고 있다. 코스 전장이 92야드 더 길어졌고 US오픈의 상징처럼 되 버린 길고 질긴 러프는 눈 앞에서도 볼을 찾기 힘들만큼 무성한 상태. 솥뚜껑 모양처럼 생긴 그린은 어설프게 올린 볼을 10m나 굴러 내려 버린다. 이쯤 되자 비제이 싱은 “샷을 완벽하게 하고 매 홀 보기를 할 수도 있다”며 고개를 저었고 파드레이그 해링턴은 “그린 빠르기로 악명 높은 오거스타 내셔널GC도 대체로 그린에 떨어지면 홀 쪽으로 볼이 흐르는데 여기서는 대부분 홀 반대 방향으로 가버린다”며 핀 공략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99년 이 곳에서 준우승한 필 미켈슨은 “오버파 우승자가 나올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지난해 시네콕힐스에서 치렀던 US오픈 때 살인적인 그린 스피드 때문에 원성을 샀던 미국 골프협회(USGA)가 당시 ‘실수’를 인정했기 때문에 그린 스피드는 다소 느려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설령 그린에 물을 뿌려 스피드를 다소 늦추더라도 그린 형태가 워낙 공략하기 까다롭고 러프가 거칠어 선수들이 고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