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경제] 침체먹구름 걷히나...

침체냐 회복이냐를 두고 갈피를 잡지 못하던 독일 경제가 바닥탈출에 대한 기대감을 짙게하고 있다.이에 따라 연일 허우적되며 지난 7일 1유로당 1.0260달러까지 폭락했던 유럽단일 통화 유로화도 8일 뉴욕시장에서 1.0460달러로 하룻새 1.9%나 올랐고 9일 도쿄 시장에서도 모처럼의 힘찬 반등세를 이어갔다. ◇대서양 연안에서 대륙 깊숙히 불어오는 훈풍= 올들어 대서양 연안국가지역에서 본격화한 유럽 경제 회복의 훈풍이 유럽경제의 중심축인 독일에 까지 미치기 시작했다. 8일 독일 연방통계청(FSO)이 발표한 1·4분기 경제성장률(GNP) 통계는 훈풍이 마침내 독일 국경을 넘었다는 뚜렷한 증거. FSO는 1·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에 비해 0.4%, 전년 같은 기간 대비 0.7% 각각 증가했다고 발표, 오랜 가뭄끝에 단비 같은 소식을 유럽전역에 타전했다. 이는 기껏해야 0.2% 성장에 그치리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완전 뒤집은 것. 경기침체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때를 가리키는데 독일은 이미 지난해 4·4분기때 마이너스 0.1%의 성장률을 기록했었다. 따라서 수치로만 볼때 독일경제는 이번에 침체기를 탈피했다는 평가다. ◇회복을 확신하는 유럽 경제계= 이같은 통계치가 발표되자 즉각 독일 재무부는 『경기 침체가 곧 극복될 것이라는 신호』라며 환호하고 있다. 독일 재무부는 4월중 제조업 주문이 예상외로 높은 증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는데 FSO의 이날 발표가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을 심어준 셈이다. 이와 함께 코소보 사태 해결을 위한 G8(서방선진 7개국+러시아)의 최종 합의가 이뤄진데 힙입어 유로화가 하락세를 멈췄고 유럽 주가도 소폭 상승했다. ◇불안의 그림자는 아직 가시지 않았다=문제는 독일 GDP성장율의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가 실제 내용면에서는 그리 건전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FSO는 예상외의 높은 성장율이 강한 소비지출 및 투자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비지출이 전분기에 비해 1.5% 늘어났고 공공지출 4.4%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또 장비투자 4.0%, 건설투자 2.6% 등 사회전반의 투자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지출 증가는 4월1일 이뤄진 증세조치를 앞두고 소비자들이 세금납부 대신 구매에 나선 탓이고 공공지출도 코소보 사태로 인한 일시적인 영향 에 불과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심각한 수출부진 현상. 이 기간동안 수출은 지난해 4·4분기에 비해 0.3%, 전년 동기대비 0.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수출부진이 향후 독일 경제의 발목을 잡는 복병으로 남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바르부르크 딜런 리드의 홀거 파린크루크 연구원은 『1·4분기의 경제성장내용이 일부 부문에서 왜곡됐다』면서 『2·4분기중에 이런 방향이 뒤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문주용 기자 JYMO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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