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새누리당 연찬회(25~26일)의 시작과 끝은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였다. 연찬회 첫 일정의 첫 발언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한 정당민주주의의 큰 틀이 흔들려서는 결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놓았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연찬회의 마지막 일정 마무리 발언에서도 "오픈프라이머리를 그대로 관철해나가겠다"며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대표의 의지는 확고하다. 김 대표는 연찬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오픈프라이머리의 문제점이나 대안을 이야기하라고 했는데도 아무런 발언이 없었다"며 오픈프라이머리 관철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김 대표의 말대로라면 새누리당은 이미 당론으로 결정했고 모두가 동의하는 오픈프라이머리를 그저 도입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25일 연찬회 저녁식사 자리에서 한 의원은 "오픈프라이머리를 시행하면 예비후보 기간이 길어지는데 그걸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재력가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원은 "수도권에서 전문성을 길러온 사람보다 지역 유지가 압도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의 불만이 연찬회에서 공개적으로 드러나지 못한 것은 김 대표를 의식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침묵이 언제나 동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소통이 없는 독단은 김 대표 본인에게 해가 된다. 오픈프라이머리의 문제점은 국회 안팎에서 누차 지적돼왔다. 김 대표가 그런 지적을 면전에서 듣지 않았다 하더라도 문제점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연찬회는 새누리당 의원 전원이 26일 청와대에 점심을 먹으러 가며 마무리됐다. 이 일정은 전날 밤 갑자기 잡혀 의원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은 부랴부랴 지역구 약속 등을 취소하느라 난처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한 중진 의원은 "밥 사주고 욕먹는다는 말을 이럴 때 쓰는 것"이라며 냉소했다. 당청이 의원들과 조금만 더 소통을 하고 계획했다면 점심은 모두에게 보다 즐거운 시간이 됐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