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경제팀 과제]

[새경제팀 과제]경제논리 바로 세우자정치논리·인기 영합말고 원칙입각 문제해결해야 8·7 개각으로 구성된 새 경제팀은 국민의 정부가 지난 2년6개월여 동안 추진해 온 각종 개혁작업을 마무리하라는 중책을 맡았다. 그렇다고 주변 여건이 좋은 것은 아니다. 이미 김대중(金大中) 정부는 집권 중반기를 넘어가면서 「초발심」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데다 사회 곳곳에서는 「개혁 피로감」이 만연하고 의·약사 분쟁과 금융파업 등 이해집단의 저항도 만만치 않다. 외환위기라는 위기국면에 나타난 놀라운 내부 응집력이 위기의 큰 파도를 한번 넘기고 나면서 위기 이전으로 돌아가 해이해지는 양상이다. 새 경제팀은 경제주체들의 해이해진 기강을 다잡으면서 개혁의 끝마무리를 해야 하므로 오히려 현정부 초기 경제팀에 비해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고 음지에서 많은 일들을 하게 됐다. 이같은 책임을 안고 출발한 새 경제팀에 대한 각계의 경제전문가들은 의외로 『경제는 경제원칙대로 해결하라』는 단순한 주문을 하고 있다. 사실 97년에도 대선 이벤트로 정치논리가 횡횡하면서 가계·기업·금융기관·정부 등 어느 경제주체도 위기가 바로 코 앞에 다다를 때까지 위기의 실체를 알지 못했었다. 외환위기의 원인(遠因)으로 지목받고 있는 80년대 후반의 경상흑자관리실패도 알고 보면 정권교체·민주화 바람 등 정치바람 속에서 정권 담당자들이 「인기 없는 정책(경상흑자관리·긴축기조전환)」을 밀고나갈 의사가 없었던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이뿐 아니다. 90년대 초반 경상적자에 대한 비상신호가 감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문민정부는 집권 초반부터 확장일변도로 치달으면서 결국은 단기외채누적으로 국가를 6·25 이후 최대 국난으로 몰아 넣었으며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까지 신청하게 되었다. 더 가깝게 살펴보면 새 경제팀에 바통을 넘겨준 3기 경제팀도 금융개혁 마무리를 위한 공적자금을 추가조성하는 문제를 정면돌파하기보다는 우회해갔다는 것이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추가공적자금 조성의 필요성은 공감하나 국회동의라는 정치적 과정을 거치기를 꺼렸다는 지적이다. 우리 경제는 97년 위기이후 전격적인 체질변화를 거쳤다. 그러나 이같은 체질변화는 지난 4·13총선에서 나타났듯이 아직은 정치논리 우선이라는 잘못된 관행을 깨뜨리는 데는 완전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여기다 최근 의료 대란 등으로 나타난 것과 같이 사회 각부문의 이해집단은 집단이기를 앞세워 양보와 타협을 거부하고 있다. 미시적으로는 현대·투신사 등 사안마다 폭발력이 높다. 거시적으로도 외환위기 이후 잘 나가던 경상흑자기조가 흔들리고 있고 물가도 하반기 이후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준일(金俊逸) 한국개발연구원 거시경제팀장은 『현 경제팀이 현대문제 등 경제문제에 전념하더라도 쉽게 타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경제현안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따라서 새 경제팀은 「경제는 경제논리대로 해결한다」는 원론으로 돌아가야 한다. 집권후반기에 경제논리가 사라지고 정치바람으로 치닫던 과거 정권의 잘못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특히 현 경제팀은 집권후반기의 경제정책의 방향과 개혁마무리의 조타수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온종훈기자JHOHN@SED.CO.KR 입력시간 2000/08/13 18:03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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