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부동산투기조사에 금융 계좌추적권(금융거래정보 요구권)발동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서울 강북 뉴타운 후보지와 행정 수도 이전지 등에 대한 부동산 투기조사에서 투기를 조장하는 부동산브로커와 전주(錢主)등 전문 투기꾼에 대한 탈루 세금 추징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의 이 같은 결정은 행정 수도 이전을 앞두고 충청권 중심으로 일기 시작한 투기수요를 원천 봉쇄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계좌추적권 남발에 따른 부작용과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추진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인수위는 10일 국세청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이 같은 내용의 계좌추적권 적용 확대, 상속ㆍ증여세 과세 확대, 자영업자 고소득 전문직종에 대한 과세 강화방안 등을 논의했다. 인수위 고위관계자는 회의 직후 “부동산 투기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게 당선자의 뜻”이라면서 “계좌추적권 발동요건에 부동산 투기조사도 포함시켜 투기에 대한 세무조사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국세청이 금융계좌를 일괄 조회하게 되면 세무조사의 실효성은 높아지지만 징수편의주의 시비와 국민적 반감 등 부작용도 적지 않다”며 “금융계좌 추적권의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위는 이와 관련해 계좌추적권 발동이 가능한 지역을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등으로 제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세청이 부동산투기의혹에 대해 금융기관으로부터 금융거래정보 받기 위해서는 조세포탈 등의 명백한 혐의가 있어야 한다.
국세청이 금융계좌 추적권을 발동하기 위한 요건을
▲상속ㆍ증여 재산의 확인
▲세금 체납자에 대한 재산 조회
▲조세탈루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 확인
▲사기 및 기타 부정한 방법에 의한 조세포탈 등으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투기를 조사를 할 때 투기혐의자의 특정 금융계좌번호를 입수하지 못하면 자금거래 내역을 확인하기 어려워 거래내역에는 나타나지 않고 실제 자금만 제공한 사채업자와 전주ㆍ전문 투기꾼등에 대한 탈루소득 추징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동석,권구찬기자 chan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