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디자인센터, 르노 아시아 디자인 허브로

'디자인 아시아'로 승격
그룹 내 역할·위상 확대
조기 회생에 도움될 듯

카를로스 타바레스(오른쪽) 르노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이 18일 경기도 기흥의 르노삼성 중앙연구소 내 디자인센터에서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 사장에게‘르노 디자인 아시아’ 라는 사무실 명판을 건네고 있다. /사진제공=르노삼성

르노삼성자동차의 디자인센터가 르노그룹의 아시아 지역 디자인 거점이 된다. 이는 르노그룹이 르노삼성에 보다 큰 역할을 부여하기로 한 결정이어서 르노삼성의 회생이 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르노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8일 경기도 기흥의 로노삼성 중앙연구소 내 디자인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센터가 '르노 디자인 아시아'로 승격됐다고 발표했다.

르노 디자인 아시아는 이번 승격에 따라 프랑스 파리의 디자인센터와 동등한 위치에서 르노그룹의 신차 디자인과 기존 차 디자인 업그레이드에 참여하게 된다. 루마니아, 브라질, 인도 소재 르노그룹 디자인센터와는 격과 역할이 확연히 높아지게 됐다.

타바레스 부회장은 "아시아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를 르노삼성이 가장 잘 알고 있다"면서 "르노 디자인 아시아가 이 같은 소비자 요구를 디자인으로 구현해 낼 것으로 믿는다"고 설명했다.

타바레스 부회장은 아울러 "르노그룹의 차세대 글로벌 중형 세단과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개발 업무를 이번 주 르노삼성에 본격 이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차들은 국내명 'SM5'와 'QM5'의 풀체인지 모델로 르노삼성이 책임지고 차량의 모든 부분을 엔지니어링해 세계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게 된다. 타바레스 부회장은 "이번 결정은 르노삼성이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연구개발(R&D)의 중요한 축으로 역할하게 됐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르노삼성은 이례적으로 디자인 스튜디오를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스튜디오는 여유 공간이 넓고 인테리어가 대단히 고급스러우며 모든 것이 쾌적하다. 자연광과 인공 조명이 적절히 어우러져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 디자이너들이 창의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배려한 조치다. 프랑스 등에서 파견 나온 외국인 디자이너와 한국 디자이너가 함께 근무하고 있으며 스케치, 클레이 모델링, 컴퓨터 3D 작업이 쉴새 없이 이뤄진다.

실제로 르노 디자인 아시아는 르노그룹 각지 디자인센터 중 파리센터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로렌스 반덴에커 르노그룹 디자인 총괄 부회장은 "르노 디자인 아시아는 르노그룹의 디자인센터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보다 큰 역할을 하도록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르노 디자인 아시아가 르노그룹의 아시아 판매 비중 확대를 위한 첨병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르노그룹은 다른 글로벌 자동차 회사에 비해 아시아 비중이 낮아 이를 극복하는 것이 최대 현안이다.

타바레스 부회장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아시아 비중이 약 50%인데 르노그룹의 아시아 비중은 10%에 그친다"면서 "이를 20%로 끌어올리는 목표를 세웠으며 이를 달성하는 데 르노삼성의 역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르노그룹은 중국 둥펑그룹과 협력해 중국 사업을 강화할 계획인데 생산은 중국에서 하더라도 차량 개발과 디자인은 르노삼성에 맡긴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타바레스 부회장은 "르노그룹의 아시아 사업 확대는 르노삼성의 위기가 아닌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르노그룹 측은 "르노삼성이 한국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고 수출 기지로서의 역할을 확대해 조속히 회생한다는 전략에는 어떠한 변화도 없다"며 매각설 등 세간의 소문을 거듭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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