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대 사기범 공소시효 착각, 만료 하루전 출국하려다 붙잡혀

20억원대 무역사기범이 공소시효 만료 하루 전에 공소시효가 끝난 것으로 착각, 공항을 통해 출국하려다 검거됐다. 서울지검 조사부(소병철 부장검사)는 11일 허위 수출서류를 작성, 환어음 매도를 통해 21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김모(54)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갑작스런 김씨 검거로 인해 공소시효 만료 전에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시간을 놓친 채 거액의 사기사건 임에도 불구하고 급히 불구속 기소하는 이례적인 절차를 밟을 수 밖에 없었다. 김씨는 지난 95년 7월부터 96년 6월까지 아프리카 등 후진국의 영세업체에 생활용품을 수출하면서 일본 등 선진국에 수출하는 것처럼 허위 서류를 작성, 수출보험공사로부터 21억원 상당의 환어음 보증을 받은 뒤 은행에 매도한 혐의다. 김씨는 21억원을 챙긴 뒤 기나긴 도피생활에 들어갔고 공소시효가 이미 끝난 것으로 착각,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에 버젓이 나타나 해외로 출국하려다 불심검문 끝에 붙잡혔다. 김씨의 마지막 범행시기는 지난 96년 6월11일로 사기죄 공소시효 7년을 감안하면 김씨의 공소시효는 지난 10일로 끝나 자칫 형사처벌을 면할 수도 있었다. 김씨는 혐의가 인정될 경우 법정에서 징역 3년 이상의 처벌을 받게 될 전망이다. <고광본기자 kb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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