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우토르’(Utor)가 12일 필리핀 동부 해안에 상륙해 적어도 3명이 숨지고 43명이 실종됐다.
이날 필리핀 방재당국은 루손섬 중부 바기오에서 태풍 우토르의 영향으로 산사태가 발생해 20대 남자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동북부 오로라주의 카시구란에서도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북부 팡가시난 주 부근해역에서는 조업 중이던 어민 25명이 실종됐고, 루손섬 남동부 카탄두아네스와 카마리네스 노르테 등 2개 주에서도 어부 18명이 실종됐다.
동부 오로라 주에서는 곳곳에 정전사태가 이어지고 가옥 600여채와 일부 학교 교사에 피해가 발생했으며 산사태로 차량 통행이 끊기는 등 도시기능도 상당 부분 마비됐다. 특히 오로라주의 카시구란은 도시 인프라의 80%가량이 파괴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우토로는 순간 최대풍속만 시속 175㎞에 달하는 등 올 들어 발생한 태풍 중 가장 강력한 규모를 지녔다. 우토르가 통과한 일로코스, 코르딜레라 등 반경 600㎞ 이내의 지역에는 시간당 최고 25㎜의 많은 비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수도 마닐라를 오가는 국내선 항공편 10편의 운항이 취소됐으며 해당지역 각급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다.
이에 앞서 당국은 우토르의 상륙에 대비, 전날 루손섬 12개주에 적색경보를 발령하고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필리핀은 매년 평균 20차례 태풍이 통과해 홍수와 산사태 등 적잖은 피해를 겪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엔 태풍 ‘보파’(Bopha)가 남부 민다나오섬을 강타, 85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약 2,000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는 인명피해가 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