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일제히 하락세

정보기술(IT) 경기가 당초 기대와 달리 상반기 회복이 어렵다는 비관론이 확산되며 9일 반도체주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가 외국인의 매도공세에 5% 하락한 것을 비롯, 아남반도체(3.64%)ㆍ하이닉스(1.66%) 등 대부분 반도체주가 내림세를 이어갔다. 또 그동안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반도체장비ㆍ재료주들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반도체주의 하락폭이 컸던 것은 우선 미국증시의 반도체 관련주들이 부정적인 IT 경기 전망에 대한 실망감으로 올들어 처음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전일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는 세계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올 상반기 전세계 PCㆍ반도체 등의 IT 경기가 뚜렷한 반등세를 나타내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3.29% 하락했다. 또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DDR D램을 포함한 반도체 현물가격이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반도체주의 하락세를 부추겼다. 그러나 이날 반도체주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나왔다. 반도체시장 조사업체인 VLSI 리서치는 소비지출이 지난해 자동차에서 올해는 IT로 넘어갈 것이라며 반도체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22% 성장한 1,48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장비 시장도 지난해 300억달러에서 12%정도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부분 증권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반도체산업에 대한 긍정론과 비관론이 교차되고 있으나 증시는 비관론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지난해 전세계 증시의 하락으로 IT주에 대한 악재가 주가에 대부분 반영된 만큼 또 다시 IT주가 급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장열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IT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D램 가격이 2ㆍ4분기 초까지는 하락세를 보이겠지만 2ㆍ4분기를 지나며 교체수요의 회복으로 반도체산업이 다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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