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휴가철이 막바지에 들어서면서 많은 직장인들이 업무에 복귀하고 있다. 하지만 여름휴가를 다녀온 후 오히려 몸과 마음이 더 힘들다는 사람들이 있다. 재충전을 위한 휴가가 도리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있는 것. 대부분은 휴가 후 1~2주면 일상으로 완전히 적응되지만 심한 경우에는 극심한 휴가 후유증으로 일에 지장을 받고 만성피로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 휴가 후 건강관리 노하우에 대해 알아본다.
◇온찜질과 스트레칭이 통증 개선시켜=물놀이 등으로 휴가 후 목이나 허리 등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는 일단 온찜질로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이 좋다.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통증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뜨거운 물수건이나 샤워기를 이용해 따뜻한 물로 마사지를 하거나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그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스트레칭으로 척추 주변의 인대와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스트레칭은 여행에서 돌아온 후 일주일 이상 규칙적으로 해야 효과적이다. 누운 자세에서 발끝을 펴고 양팔은 깍지 낀 채 위로 쭉 늘린다. 반대로 발목을 세우고 기지개 켜기를 실시한다. 기상 후 20분 뒤에 실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뻐근한 뒷목을 풀려면 의자에 앉아서 손가락을 목뒤에 대고 고개를 뒤로 젖혀 15초간 유지하는 동작을 반복하면 된다.
오랜 시간 앉아서 근무하는 사무직이나 장시간 운전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의자에 계속적으로 1시간 이상 앉지 말고 15∼20분에 한 번씩 자리에서 일어나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정종우 유비스병원 척추센터 과장은 "퇴근 후 따뜻한 물로 샤워한 후 취침시에는 낮은 베개로 바닥과 목의 각도를 줄여주고 무릎 밑에 베개를 고여 낮 동안 지친 허리 근육이 이완되는 자세를 유지해주면 휴가 후유증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휴가 후유증은 몸만 아픈 게 아니다. 마음까지 같이 고생하게 된다. 갑작스레 변한 생활 패턴으로 온 몸이 나른하고 피곤해지며 입맛이 없어진다. 음식을 먹어도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나른해서 일을 해도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이런 증상은 휴가기간이 지나치게 길거나 빠듯한 일정으로 강행군을 한 사람일수록 더 많이 나타난다. 특히 3시간 이상 시차가 나는 지역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왔을 때는 수면장애와 함께 피로감, 집중력 저하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2∼3일이 지나면 생체리듬이 휴가 전의 상태로 돌아오고 1∼2주면 완전히 회복된다. 하지만 증세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우울증ㆍ만성피로 등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윤형근 유비스병원 내과센터 과장은 "휴가 후유증이 2주 이상 지속되고 온몸이 무기력해지거나 아프면 다른 병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도록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수분섭취 늘리고 과일ㆍ채소 많이 먹어야=휴가기간 가장 불규칙해진 것이 바로 수면시간이다. 장거리 여행을 하고 밤늦게까지 놀거나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어울리느라 평상시보다 늦게 잠을 자게 된다. 따라서 가장 먼저 수면시간을 제자리로 되돌려야 한다. 알맞은 수면시간은 7~8시간.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지켜주고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생활이 필요하다. 피곤하다고 늦잠을 자거나 장시간 잠을 자면 오히려 더 피로감을 느끼고 수면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다. 충분한 수면을 취해도 피곤하면 점심에 10∼20분 정도 토막잠을 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졸음이 온다고 해서 커피나 드링크 제품, 각성제, 탄산음료를 마시면 중추신경이 자극돼 피로감만 더하고 잠을 제대로 못 자게 된다. 따라서 물을 간간이 마셔 수분을 보충한다. 마테ㆍ페퍼민트ㆍ캐모마일 같은 허브차도 좋다.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단백질과 비타민이다. 이들 영양소는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원기회복에 도움이 된다. 적정량의 육류와 함께 채소 및 야채를 듬뿍 섭취한다. 싱싱한 제철과일인 수박ㆍ참외ㆍ복숭아ㆍ자두 등도 많이 챙겨 먹는다. 과일에는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휴가 동안 몸무게가 불어났거나 소화기능이 나빠진 사람은 당분간 동물성 지방질과 당분이 많은 음식은 멀리하는 게 바람직하다.
휴가기간 과음ㆍ과식도 휴가 후 문제가 된다. 소화가 안 되고 속이 더부룩한 현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욕심 내지 말고 적당량만 먹는 것. 가능한 소식하고 급체했을 때는 하루 정도 먹지 않고 위를 비우는 게 좋다. 단 과음으로 위장에 문제가 생긴 경우라면 속이 좋지 않더라도 식사를 거르면 안 된다. 또한 출근 후 일주일 정도는 술자리나 저녁회식은 피해 신체리듬을 정상으로 돌려준다. 식이요법을 해야 하는 당뇨병ㆍ고혈압ㆍ심장병ㆍ신장질환 환자들은 휴가지에서 나태해지기 쉬우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출근하는 날 아침에는 가벼운 맨손체조를 하고 일하는 도중에도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 긴장된 근육을 풀어준다. 점심식사 후 햇볕을 쬐면서 가볍게 산책하는 것도 휴가 후유증 극복에 좋다. 하루에 20~30분, 일주일에 3~4회 조깅이나 수영을 하면 피로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장시간 비행과 운전 후에는 수면시간 1~2시간 늘려야=휴가철에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사람들도 많다. 해외 여행은 짧게는 2~3시간, 길게는 10시간이 넘는 비행을 해야 한다. 문제는 좁은 공간에서 오랜 시간 머물러야 하는 비행이 자칫 휴가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이는 '비행 척추 피로증후군'으로 비행기 안에서 장시간 잘못된 자세로 수면을 취하거나 무거운 가방을 짐칸에 실었다 내렸다 하는 과정에서 척추에 무리가 생기는 척추피로 현상이다. 온 몸이 찌뿌듯하고 목ㆍ어깨ㆍ허리 등에 통증이 나타난다. 비행기를 탔을 때 뿐 아니라 차를 장시간 타는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특히 운전자의 경우 장시간 한 자세로 운전하면서 휴가 후 이러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비행기와 자동차를 오래 탔을 때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불편한 자세의 취침과 장시간 앉은 상태의 운전 등이 척추 주변의 구조와 기능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특히 앉아 있는 자세는 누워 있을 때보다 두 배 이상의 하중이 허리 중심에 가해지기 때문에 허리 통증이 발생하기 쉽다.
척추 피로가 누적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여행 후 '완충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보다 많은 양의 술ㆍ담배를 했거나 장시간 자동차나 비행기를 이용하고 평소 하지 않던 운동 등 신체활동을 한 경우 척추의 피로감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이 때 휴식을 취한다며 하루 종일 잠을 자거나 누워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오히려 피로를 가중 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장시간 비행과 자동차를 탄 뒤 수면시간은 평소보다 1~2시간 정도만 늘리는 것이 좋다. 적당한 휴식은 긴장된 근육이 이완되는 효과가 있지만 지나친 휴식으로 고정된 자세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오히려 척추가 딱딱하게 경직돼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