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 역사관’으로 부활

1911년 당시 덕수궁 석조전 중앙홀 모습 /사진제공=문화재청

복원된 덕수궁 석조전 중앙홀 전경 /사진제공=문화재청

1918년 당시 덕수궁 석조전 대식당 모습 /사진제공=문화재청

복원된 덕수궁 석조전 대식당 전경 /사진제공=문화재청

고종 황궁…영친왕 숙소…박물관·미술관으로

퇴색한 원형 2009년 이후 5년간 복원공사로 되살려

대한제국의 광무황제 고종(1852~1919)은 처소와 집무실의 용도로 덕수궁에 석조전 건립을 명했다. 1898년 영국인 건축가 하딩이 설계를 맡은 우리나라 대표적 근대 건축물인 석조전은 1900년 공사가 시작돼 1910년 완공됐다. 이후 석조전은 왕실인 이왕가(李王家)의 연회장으로 사용됐고, 영친왕 일행이 귀국 시 머무르는 숙소로 쓰였다. 화려한 시절은 잠시였다. 일제강점기 때 ‘덕수궁미술관’으로 사용돼 내부 장식이 훼손됐고, 1938년 ‘이왕가미술관’으로 전용되면서 곱던 금박장식이 떨어져 나갔다. 광복 이후에는 미소공동위원회, 유엔한국위원단 등이 거쳐잤고, 한국전쟁 때는 북한군의 방화로 내부 상당 부분을 잃고 말았다.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질곡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석조전의 복원이 결정된 것은 2008년. 문화재청은 이듬해인 2009년부터 5년간 복원 공사를 진행해 ‘대한제국 역사관’으로 새롭게 단장한 석조전을 7일 언론에 공개했다. 대한제국역사관은 고종이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고치고 황제로 즉위한 1897년 10월 13일에 맞춰 오는 13일 개관한다.

문화재청은 수차례 변형된 석조전의 ‘원형 복원’을 원칙으로 총 141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공사를 진행했다.복원의 근거로 대한제국기 건립 당시의 설계도면과 옛 고증사진, 신문자료, 영국과 일본에서 모은 석조전 자료 등을 조사해 철저한 고증을 거쳤다. 덕수궁 석조전 복원 역사·전시 자문위원인 이태진 전 국사편찬위원장은 “덕수궁은 우리 근현대사의 애환이 서린 역사의 현장”이라며 “이 궁의 본전인 석조전이 5년간의 내부 복원과 전시공사를 마치고 ‘대한제국역사관’으로 다시 태어나 아픈 역사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복원된 덕수궁 석조전은 대한제국 황실의 생활상을 재현한 재현실과 전시실로 구성됐다. 재현실은 완공 당시의 가구를 배치하여 대한제국의 현장감과 생동감을 느낄 수 있도록 꾸몄고, 전시실에서는 대한제국의 역사와 황실 가족에 대한 자료가 소개된다.

관람 신청은 덕수궁 누리집(deoksugung.go.kr)에서 가능하며, 개관 기념으로 당분간 무료개방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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