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변동성 확대… 2분기 어닝시즌 대비 실적주 중심 접근을

■ 美 금리인상·强달러 대외변수 부각에 코스피 급락
외국인, 글로벌 유동성 위축 우려에 민감한 반응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 유효… 저가매수 전략 쓸만


대외변수가 결국 국내 증시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강달러 등 해외발 변수가 부각되면서 국내 증시는 변동성 확대 구간으로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대외 변수들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당분간 코스피의 전 고점 돌파를 위한 상승 탄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미국의 고용시장 경기지수가 여전히 마이너스권에 머물고 있어 금리인상 단행 이후 정상화 과정 역시 신중하게 진행될 것으로 봤다. 유럽·일본 등 미국 이외의 글로벌 유동성 공급도 이어지고 있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급속히 강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시각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대비 1.68%(36.00포인트) 떨어진 2,107.50에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도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2,226억원, 기관도 장 중반 매도 규모를 확대해 2,034억원어치를 팔았다. 개인이 4,225억원 순매수를 기록해 지수가 2,100선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간신히 막았다. 코스닥도 전날 대비 1.34% 떨어진 699.19포인트로 700선을 지키지 못한 채 마감했다.

증시 하락세는 지난 22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 의지를 밝히면서 미국발 유동성 위축 우려가 커졌고 여기에 강달러와 엔화약세 등이 겹쳐 외국인투자가들이 민감하게 반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대외변수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변동성 장세가 2·4분기 실적 발표 시즌 이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4분기 실적 시즌이 마무리된 가운데 대외 불확실성의 부각은 당분간 코스피의 전 고점 돌파 과정에 있어 상승탄력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미국의 금리인상은 글로벌 유동성 랠리의 한 축이던 미국이 빠지는 것으로 투자심리를 계속 자극하며 증시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도 "지난 2013년 벤 버냉키의 자산매입 축소발언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시장의 충격을 감안할 때 향후 국내 주가는 5% 정도 더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현 상황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미국이 유동성 공급의 주요 축이지만 최근 유동성은 유럽과 중국·일본 등 다양화돼 있고 이들 국가가 한꺼번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오히려 다가올 2·4분기 실적 장세를 대비해 저가매수 전략을 고려할 단계라는 조언도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대외변수가 부각되는 중에 2·4분기에 대한 그림이 아직 나오지 않은 모멘텀 공백기여서 부정적 영향이 크지만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진영 연구원은 "연준이 금리인상 잣대가 경제지표라고 명확히 밝혀 금리인상 실시 이후에도 정상화 과정 역시 신중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미국 이외 주요국들이 글로벌 유동성 공급자의 지위를 이어가고 있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유동성 장세를 실적 장세로 전환시키는 트리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증시는 여전히 실적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유효한 대상이 될 것"이라며 "코스피지수 향방보다는 지속적으로 실적개선 종목들을 중심으로 종목별 대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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