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데이본 제퍼슨(창원 LG)이 소속 구단으로부터 최고 징계인 ‘퇴출’ 조치를 당했다.
제퍼슨은 18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국민의례 중 몸을 푼 것이 징계를 받는 발단이 됐다.
제퍼슨이 무례한 행동을 했지만 경기 중 다른 선수를 다치게 한 것도 아니고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이라는 점에서 중징계가 나올 것이라고는 예상되지 않았다.
더욱이 제퍼슨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득점왕에 오르는 등 맹활약을 펼쳐 LG가 정규리그 4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데 큰 공헌을 한 선수다. 출전 정지라는 징계만 나와도 LG에는 큰 전력 손실을 주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제퍼슨이 한국에 거주하면서 눈살을 찌푸리는 행동을 해왔다는 사실이 농구팬들 사이에서 퍼지면서 분위기는 급격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19일 울산에서 사과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손가락 욕 사진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퍼슨에 대한 동정론은 급격히 사그라졌다.
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은 이날 오후 긴급하게 재정위원회를 소집했고, 징계안을 도출했다. 이 자리에서도 ‘몸 풀기’ 행동 뒤에 제퍼슨이 보여준 진정성 없는 사과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KBL은 중징계로 가닥을 잡았지만, 소속 구단인 LG는 KBL이 공식 발표를 하기 전인 20일 ‘퇴출’이라는 최고 징계를 내렸다.
LG 구단도 이같은 제퍼슨의 부적절한 처신 때문에 퇴출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LG 관계자는 “그동안 제퍼슨이 벌인 불미스러운 행동까지 모두 감안한 조치였다”며 “그가 프로선수로서의 품위를 심각하게 손상시켰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를 남겨 둔 LG로서는 외국선수와의 악연에 또 한번 울어야 했다. 2006-2007시즌에는 퍼비스 파스코가 경기 도중 심판을 밀어 넘어뜨리는 사건을 일으켜 퇴출되는 등 외국선수 때문에 속앓이를 했다.
한편 KBL은 LG가 먼저 퇴출 조치를 내림으로써 예정됐던 징계 발표를 보류하고 재정위원회를 다시 소집, 후속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