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펀드 돈 몰려도 '몸사리기'

"시장 불확실성 여전" 대형株 중심 보수적 대응 그쳐
지난달 1조4,357억 유입… 2년來 최대



지난 5월 국내 주식형펀드에 2년 만에 최대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지만 투신권은 최근 4거래일 연속 매도세로 일관하는 등 시장 중립적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증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데다 펀드 자금 유입도 일시적인 것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자금 사정 나아졌지만 몸 사리는 '투신'=1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0.85포인트(0.66%%) 떨어진 1,630.40포인트로 거래를 마쳐 5거래일 만에 하락 반전했다. 사흘 만에 매도 우위로 포지션을 변경한 외국인과 함께 투신권이 500억원 가까운 주식을 팔아치우며 지수하락을 주도했다. 특히 투신권이 이날을 포함해 최근 4거래일 연속 순매도세(총 2,879억원)로 일관하고 있어 지수 상승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더욱이 지난달 저가매수를 노리고 펀드로 자금이 급격히 유입되면서 자금 사정이 나아진 점을 감안하면 최근 투신권의 행보는 다분히 몸사리기로 해석될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지난달 28일 기준ㆍ상장지수펀드(ETF) 제외)로 최근 8거래일 연속 자금이 들어오고 있는데다 이 기간을 포함해 5월 한 달 동안에만 1조4,357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돼 투신권의 주식 매수 여력은 여느 때보다 높다. 펀드로 자금이 유입됨에도 불구 주식을 사들이는 데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펀드 내 주식편입비중 역시 급격하게 줄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현재 국내 주식형펀드의 주식편입비중은 84.81%에 그쳐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대형주 중심 보수적 운용 두드러져=투신권의 이 같은 신중 행보는 증시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분석과 함께 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일시적인 것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분석됐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상무)은 "최근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회사별로 보면 그렇게 많은 금액이 아니어서 추세적인 변화라고 보기 힘들다"며 "증시 역시 유럽발 재정위기 이후 커졌던 단기 변동성이 안정화되는 국면일 뿐 방향을 틀어놓을 수 있는 모멘텀이 나왔다고 보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투신권이 대형주 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도 보수적 투자 형태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됐다. 오온수 현대증권 펀드 연구원은 "과거 리먼브러더스 파산 당시 액티브펀드는 대형주 투자 비중을 계속 높였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재무 안정성을 고려해 투자를 진행했기 때문"이라며 "보수적 대응을 하고 있는 투신권의 대형주 편입 비중은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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