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학들이 보는 유럽위기] 현금 늘리는 기업들… 1분기 60조 돌파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로 경영환경이 어려워지자 기업들이 현금보유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1ㆍ4분기 현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635개 기업들의 현금성자산은 60조8,204억원으로 지난해 4ㆍ4분기(53조3,593억원)보다 13.98%(7조4,610억원) 증가했다. 기업들의 현금성자산이 6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개 상장사의 평균 현금성자산 보유액도 957억원으로 지난해 4ㆍ4분기(840억원)보다 117억원이 늘어났다.

현금성자산은 당좌예금과 보통예금 등 큰 거래비용 없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만기가 3개월 이내인 자산을 말한다.

기업 현금성자산은 지난 2009년 말 41조6,211억원에서 2010년 51조8,157억원, 2011년 54조3,403억원으로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김성현 한국상장회사협의회 경제조사파트팀장은 “각 기업들이 뚜렷한 방향이 없는 세계경제 속에서 언제 터질 모를 돌발상황에 대비해 위기 때 실탄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현금자산을 늘리고 있다고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3조5,360억원으로 지난해 4ㆍ4분기(2조7,187억원)보다 30%나 늘어나면서 가장 많은 현금을 확보한 상장사로 꼽혔다. 이어 SK하이닉스(2조4,157억원)와 삼성중공업(1조6,749억원), 현대자동차(1조6,039억원), 포스코(1조5,379억원)도 현금성자산 상위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분기와 비교해 가장 많은 현금성자산이 늘어난 기업은 SK하이닉스(1조4,353억원)였다. SK하이닉스는 2월 대주주인 SK텔레콤이 2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많은 현금을 확보했다. 그 밖에 삼성중공업(8,905억원), 현대중공업(5,003억원), S-OIL(4,265억원)도 현금성자산이 많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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