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 기대 불구 걸림돌 산적… 불안한 급등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의 경기부양책 실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에 국내증시가 46포인트나 급등했다. 하지만 이달 그리스 재총선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시장을 뒤흔들 대형 이벤트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추세 전환을 이끌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전망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46.10포인트(2.56%) 상승한 1,847.95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올 들어 지난 1월 3일(2.69%)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775억원, 733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외국인의 이날 순매수 규모는 지난 3월14일(5,359억원) 이후 두 달 여 만에 가장 큰 것이다. 특히 외국인은 이날 전체 순매수 금액의 절반에 달하는 1,746억원을 전기전자(IT)에 집중시키고 자동차를 비롯한 운수장비에도 700억원 이상을 몰아주는 등 대형주 중심으로 쓸어담았다.

업종별로는 전기ㆍ전자가 4.61% 급등했고 은행(3.56%), 제조업(2.90%), 운송장비(2.33%), 건설업(2.16%)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삼성전자는 이날 5.15% 상승했고, 현대차(2.78%), 포스코(2.10%), 현대중공업(3.75%), LG화학(2.06%)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2% 넘게 올랐다.

이날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른 이유는 미국과 유럽의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6일(현지시간) ECB의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한 뒤 “현재 시장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으며 행동할 준비가 됐다”고 말한 데 이어 미국에서도 재닛 옐런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이 “추가완화정책을 실시할 여지가 있다”고 말해 이러한 기대감을 키웠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중앙은행이 이날 금리를 동결했지만 앞으로 상황에 따라 금리 인하의 가능성이 충분하고 미국 역시 3차양적완화(QE3) 정책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이 양적완화를 실시할 때마다 위험자산이 반등하는 효과가 나타났기에 이날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가 추세적 상승으로 전환할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금리 인하나 QE3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데다 앞으로 대형 이벤트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랑스 대선이 10일과 17일에 있고, 17일에는 그리스 재총선, 그리고 18일과 19일에는 G20이 예정돼 있다. 또 미국 FOMC회의(19~20일), 유럽재무장관회의(22일) 등 증시에 영향을 미칠 만한 사안들이 뒤에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국내 증시가 1,800포인트 중반에서 상승세가 가로 막혀 있는데 이달 하순 주요 이벤트의 결론에 따라 추세가 결정될 것”이라며 “주요 이벤트의 결과들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전망하지만 결과를 기다려봐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미국과 유럽에서 메가톤급 정책들이 나온다면 글로벌 증시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데 아직 미지수로 봐야 한다”며 “당분간 변동성이 높은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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