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핀테크 산업, “아직 태어나지 못했다”

자료 : KT경제경영연구소

국내 핀테크 산업이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걸음마 단계조차도 안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선진국은 성장기에 접어든 반면 한국은 아직 태어나지도 못했다는 지적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최근 ‘핀테크 산업 트렌드 및 시사점’ 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렇게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크게 확산되고 이미 큰 투자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벤처스캐너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4년 11 월 기준으로 핀테크 산업에는 17 개 분야에 1,027 개 업체가 존재하며 이들 업체에 총 129 억 달러의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

국가별로 보면 미국은 이미 핀테크 혁명의 초기를 지나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는 수준에 도달해가고 있는 상태다 상태다 . 아울러 영국은 핀테크 산업 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런던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개시하고 거대 금융자본들이 투자에 나서면서 2014년 기준 런던에서만 1,800여 개의 기업들이 존재하고 있다.

심지어 중국 조차 방대한 내수 시장과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 , 중국 정부의 핀테크 지원 정책을 바탕으로 핀테크 산업을 계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 .

반면 한국의 현실은 초라하다.

보고서는 그 첫째 이유로 “무엇보다 국내 스타트업 환경이 여전히 부실한 상태이고 특히 창업 문화는 단기간에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핀테크 분야는 상당한 초기 투자금과 창업 인재를 필요로 하지만 국내에서는 벤처캐피털이 부재하고, 유능한 인재들이 창업을 기피한다는 것이다.

또 국내 금융기관의 조직문화도 문제점으로 언급됐다. 핀테크 스타트업은 신용카드사나 은행 등 기존 금융기관과의 긴밀한 제휴를 필요로 하며 실제 해외에서는 대형 은행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신기술을 도입하거나 유망 핀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이러한 추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회장과 은행장이 맞선 KB금융 사태와 2014년 11월에 있었던 은행연합회장 선임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여전히 사내정치, 관치금융의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정부기관의 규제 철폐 및 핀테크 육성책에 대한 불신도 핀테크 산업 육성의 장애로 꼽혔다.

보고서는 한국이 정부정책 투명성 133위, 법체계의 효율성 113위, 정치인에 대한 공공의 신뢰 97위를 차지한 2014년 세계경제포럼(WEF) 발표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를 그 실례로 들었다. 보고서는 “규제가 문제가 아니라 규제에 대한 신뢰가 없는 게 문제이며 다르게 표현하면 규제품질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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