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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0월 12일] 서민 등치는 서민금융기관
김영필기자 (금융부) susopa@sed.co.kr
"예금금리는 떨어지는데 대출금리만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러고도 서민금융기관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은행 문턱이 높아 주로 신용협동조합과 거래해왔다는 어느 자영업자의 푸념이다. 이처럼 신협을비롯해 저축은행 등 이른바 서민금융기관들이 최근 시중금리 흐름과 정반대의 금리운용으로 원성을 사고 있다. 이들 기관은 1년 만기 예금으로 자금을 조달해 서민과 중소기업에 대출을 한다. 자금의 85% 이상을 1년제 예금으로 조달하기 때문에 예금금리에 따라 대출금리가 변하게 돼 있다.
하지만 최근 예금금리가 보합이거나 오히려 떨어지는데도 대출금리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규대출 기준으로 저축은행의 평균 대출금리는 8월에 11.82%로 6월에 비해 0.33%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예금금리는 0.01%포인트만 올랐다. 신협은 더 심각하다. 6월 대비 8월 예금금리는 0.04%포인트 떨어졌지만 대출금리는 0.17%포인트 인상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저축은행ㆍ신협ㆍ단위 농협 등의 예대금리차는 수년 내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이후 평균 약 5%포인트대를 유지했던 저축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올 들어 6~7%포인트대로 올라섰다. 신협과 농협도 각각 3%포인트와 2%포인트로 과거 몇 년간의 평균보다 1%포인트 이상 높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임에도 대출금리는 그만큼 낮추지 않고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뜻이다.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맞게 된 서민금융기관이 대출자에게 이를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대출 받은 이들은 짧게는 1년에서 수년간 필요 이상의 이자부담을 안게 됐다. 서민 금융기관이 오히려 금리장사로 서민 등을 치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는 예대마진에만 의존하는 구조적 한계를 이해해달라고 한다. 하지만 정부는 서민금융지원을 위해 신협과 농협 등에 1인당 3,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주고 있다. 또 올 상반기 농협은 7,575억원, 신협은 442억원, 저축은행(2008회계년도 기준)은 725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냈다. 혜택만 받고 서민지원을 외면할 생각이라면 서민금융기관이라는 이름은 떼버리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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