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두물다리의 '청혼의 벽'에서 사랑을 고백하는 777번째 행운의 커플이 탄생한다.
주인공은 3일 오후7시 '사랑고백 행사'에 당첨된 31세 동갑내기 커플 유모씨와 권모씨로 오는 5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유씨는 "6년 전부터 동네 친구로 알고 지내다 몸이 아팠을 때 여자친구의 정성 어린 간호 덕에 나은 후 연인으로 발전했다"며 "결혼날짜를 정하고도 바빴던 나머지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려 이벤트 신청했다가 당첨됐다"고 말했다.
서울시설공단은 지난 2007년 12월24일 이뤄진 첫 고백 후 3년 11개월 만에 777번째 커플을 맞은 것을 축하하기 위해 평상 프로그램 외에 깜짝 퍼포먼스와 이벤트도 마련했다. 행사는 오후7시 정각 예비신랑 유씨가 이벤트 무대에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5분간 예비신부를 위해 준비한 영상이 워터스크린 위에 보여지며 유씨가 "영원히 같이하고 싶다"고 말하며 고백하는 시간이 이어진다. 권씨가 "청혼을 승낙하겠다"고 대답하는 순간 축가와 함께 화려한 조명이 밝혀지면서 폭죽과 하트 분수가 함께 연출돼 두물다리 주변이 축제의 장으로 변한다.
이용선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이 꽃다발을 들고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한다. 달콤하게 살기를 기원하는 케이크, 헤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혁대, 풍요로운 삶을 기도하는 지갑, 선행을 베풀라는 의미의 문화상품권 등 선물도 증정한다.
프러포즈에 성공한 연인의 행복한 모습이 80인치 대형 스크린에 비치는 가운데 호박마차에서의 기념촬영과 자물쇠존에서의 언약식, 언약의 벽에서 사랑의 맹세 동판 걸기 등 이벤트가 계속되며 마지막으로 뮤지컬 갈라팀이 공연을 선물한다.
두물다리는 성북천과 정릉천 2개의 물길이 청계천과 합류하는 지점으로 지하철 2호선 신설동역 9번 출구에서 800m, 용두역 5번 출구에서 200m 떨어져 있다. 이곳에 청혼의 벽을 세워 각자 다른 환경에서 자란 연인이 결혼을 통해 한 가정을 이루자는 약속을 하는 명소가 됐다. 주머니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젊은 연인들이 무대ㆍ조명ㆍ음향 등 이용료 부담 없이 이벤트를 할 수 있어 많은 시민들이 다녀갔다. 청혼 성공률도 매우 높다고 한다.
미혼 남녀뿐 아니라 중ㆍ노년 부부가 사랑을 재확인하는 이벤트도 활발하다. 신청자의 6%가 앙코르 프러포즈를 한 40대 이상이다. 여성이 청혼한 경우가 12%, 프러포즈 후 실제 결혼한 커플은 약 250쌍에 이른다고 한다.
청혼의 벽은 인터넷(http://propose.sisul.or.kr)을 통해 수~토요일 중 이용 가능한 날을 정하고 사연과 프러포즈 UCC 영상 또는 사진파일을 올리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