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인구 감소로 잠재성장률 추락"

삼성경제硏, 3% 후반대로 떨어져… "향후 하락세 지속"


인구 증가율 정체로 생산가능인구(15~64세)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3%대 후반대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되며 현 경제구조가 유지될 경우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4일 내놓은 ‘잠재성장률 추이와 부진의 원인’이라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지난 1990년 이후 하락세를 지속했으며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5% 이하로 하락했고 2009년에는 3.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1980년 7%대 초반에서 1980년대 중반에는 8%대 후반까지 올라갔다. 연구소는 성장이 둔화된 가장 큰 원인으로 노동공급력 약화를 꼽았다. 연구소는 “생산가능인구 증가율이 1980~1989년 2.34%에서 1998~2008년에는 0.63%로 하락했다”며 “취업자 수와 평균 근로시간을 합한 노동투입량은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0.03%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취업자 평균 연령이 1981년 33.0세에서 2007년 38.8세로 상승하는 등 고령화 진전에 따른 근로계층의 노령화가 생산성 향상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생산가능인구는 오는 2017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하는 등 고령화가 빠르게 진전돼 앞으로도 노동투입에 의한 경제성장이 더욱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소는 또 연구개발(R&D) 지출 등 생산성 관련 투자는 매년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지만 규모가 너무 작아 경제 전체의 성장세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2007년 현재 국민총생산(GNP) 대비 연구개발비는 3.5%에 불과하다. 기업들이 수익성 위주의 보수적 경영, 각종 인허가제도 등의 규제, 경직된 노사관계 등으로 투자가 부진했던 점도 잠재성장률 하락의 다른 요인이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도 이번 경제위기 이후 잠재성장률을 4% 후반대에서 1%포인트 이상 하락한 3%대로 추정하면서 과거 수준을 회복하는 데 일정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윤종원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투자회복 정도, 실업의 장기화 여부, 생산성 개선 등에 따라 회복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인구고령화로 노동의 공급이 줄어 (잠재성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우수인력이 부족하고 지식경쟁력 수준이 낮아 기술진보 등을 통한 생산성 향상도 기대하지 못할 뿐더러 기존 주력산업에서는 중국 등 후발국에 대한 경쟁 우위가 점차 약화되고 있다”며 “잠재성장률 회복을 위해 고부가가치 산업구조 전환과 이에 걸맞은 인력풀 확보로 경제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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