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에서 가장 성공한 코미디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프로듀서·배우로 손꼽히는 해롤드 래미스가 오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69세.
24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래미스는 이날 오전 0시 50분께 시카고 인근 자택에서 가족과 친구들이 임종을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래미스의 가족은 그가 지난 2010년 5월 이후 4년간 희귀성 자가면역질환인 혈관염을 앓았으며 사인은 이에 따른 합병 증세라고 밝혔다.
래미스는 앤디 맥도웰과 빌 머리가 주연한 로맨틱 코믹 판타지 영화 ‘사랑의 블랙홀’(Groundhog Day, 1992)의 감독 겸 시나리오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가 시나리오를 쓰거나 감독한 영화 가운데 히트작으로는 ‘광란의 골프장’(Caddyshack 1980·1988), ‘괴짜들의 병영일지’(Stripes·1981), ‘고스트버스터스’(Ghostbusters·1984·1989), 애널라이즈 디스(Analyze This·1999), 일곱가지 유혹(Bedazzled·2000), 애널라이즈 댓(Analyze That·2002) 등이 있다.
래미스는 자신이 각본을 쓰거나 감독한 영화에 직접 배우로 출연하기도 했다.
시카고 태생인 래미스는 세인트루이스 소재 워싱턴대학을 졸업하고 ‘시카고 데일리뉴스’와 ‘플레이보이 잡지’에서 프리랜서 기자로 일하다 1969년 시카고의 유명 코미디클럽 ‘세컨시티’에서 대본을 쓰며 작가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래미스는 1978년 공동 집필한 ‘동물농장’(National Lampoon‘s Animal House)으로 “현대 코미디 영화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을 들었다.
그는 1981년부터 단독으로 수 편의 영화 시나리오를 썼고 10여 편의 영화를 감독했다.
또 2006년에는 NBC방송의 인기 일일시트콤 ’오피스‘(The Office) 연출을 맡기도 했다.
래미스는 1970년대에 활동 무대를 할리우드로 옮겼다가 1996년부터 가족이 있는 시카고로 다시 돌아왔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세 자녀, 그리고 두 명의 손자가 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