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속타네"

우회상장 요건 강화로 올 실적전망 수정 불가피
주요 이익회수 수단 잃어 투자위축 예상

오는 6월부터 우회상장 요건이 강화되면서 벤처캐피털의 올해 실적 전망에 적잖은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는‘장외기업이 증시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자본잠식이 없고 ▦경상이익을 내야 한다’는등의 정부의방침은 시장 건전성을 높일 것이라면서도 한편으로는 과도한 규제로 시장을 경직시키고 주요 이익 회수(Exit) 수단을 잃게 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있다. 한국기술투자의 경우 지난해 우회상장 사례는 유진로봇^라이프코드 등 7개사로, 기업공개(IPO·6개)보다 많았다. 올해도 코아매직^툴젠등 4개를우회상장시킨 상태. 하지만 이번 조치로 올해 추가 사례는 나오기 어려울 전망이다. 일례로 최근 청소 로봇 출시로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는 유진로봇의 경우완구업체인 상장사 지나월드를 합병하며 지금까지 70억원 가량의 투자수익을 안겼지만 이번 규제를 적용하면‘경상이익을 내야 한다’는 조건에 막혀 상장이 안된다는 것. 회사의 한관계자는“당장 이익을 못 내더라도 성장성이 충분한 일부 기업들은 자금조달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오업체 투자 비중이 30%선인 무한투자도 최근 1~2개사의 우회상장 추진건이 보류될 처지다. 지난해 엑사 텔레콤 등 10개사를 우회상장시켰지만 올해는 전망 자체가 어려운 상태다. 이회사 기업구조조정(CRC)투자 담당자는“바이오의 경우는 M&A를 염두에둔투자가 대부분”이라며“우회상장 통로가 막혀 창투사들의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처로 벤처캐피털의 투자 및 M&A 패턴에도 적잖은 변화가 일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벤처캐피털의 한 관계자는“창투사들이 대규모 지분 투자를 통해 투자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하고 기업의 향후 진로에 깊숙이 관여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겠냐”며“비상장사들간M&A도상대적으로 늘어날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관계자는“증시 테마를 겨냥한 투자는 줄어들것”이라며“특히 재무적 투자에만 치중하다 보면 투자대상 기업이 지나치게 한정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