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신용평가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가 신용평가업 진출에 성공하면 지난 30년 동안 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 등 3대 신평사가 과점해왔던 신용평가업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금융당국도 경쟁을 통한 신용평가산업의 발전을 위해 에프앤가이드에 대한 인가 가능성을 전향적으로 열어두겠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에프앤가이드 고위관계자는 3일 "최근 신용평가사업 진출 가능성을 금융위원회에 문의했으며 수익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자회사인 에프앤자산평가(FNP)와 제휴해 신용평가업에 진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 자본시장법 시행령상 신평사는 자본금 50억원에 공인회계사 5명 이상과 금융위가 정한 요건을 갖춘 증권 분석·평가업무 경력자 5명 이상을 포함해 20명 이상의 상시고용 신용평가 전문인력을 갖춰야 한다. 에프앤가이드는 설립 후 15년간 회계사·금융분석사·마케팅 담당자 등을 고루 갖추고 국내 기관투자가들에게 금융정보 데이터 서비스를 해온 만큼 전문인력 구성에는 무리가 없다. 여기에 한국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의 제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50억원의 자본금이 필요한 만큼 계열 회사를 따로 설립할지, 기존 에프앤가이드를 전환할지는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에프앤가이드 자본금은 35억원이다.
금융당국도 에프앤가이드의 신용평가업 진출에 긍정적이다. 지난 1985년 회사채 신용평가제도가 도입된 3개사가 신용평가시장을 33%씩 안분하며 '신용등급 장사'까지 하게 됐다는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신용평가시장의 과점 체제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해 경쟁을 촉진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며 "에프앤가이드가 신용평가사로 인가를 받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