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경제의 최대과제를 꼽으라면 단연 투자 활성화라 할 수 있다. 일자리부족, 소비부진, 양극화 현상, 성장잠재력 약화 등 경제의 발목을 잡고있는 여러 현안을 해결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기간 부진상태에 빠졌던 투자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것은 여간 고무적인 일이 아니다.
투자의 청신호는 여기저기서 켜지고 있다. 통계청이 내놓은 지난해 1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설비투자는 전년 같은 달보다 13.1% 늘어나 거의 1년 만에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같은 호조는 지지난해 12월 투자가 워낙 부진한데 비롯된 기저효과 탓도 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기업들의 투자가 회복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전경련이 조사한 매출액 상위 600대기업의 올해 투자계획은 이를 더욱 잘 보여준다.
이들 기업의 올 투자규모는 73조7,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7.2% 늘려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내용 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상반기 집행계획이 전체 투자의 절반이 넘는 38조원에 달했다. 이는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몰리던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투자심리 해빙으로 해석된다. 또 중견 기업들의 투자증가율이 대기업의 증가율을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투자의 양극화 해소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제조업 투자 둔화가 아쉽지만 연구개발 투자가 지난해보다 거의 20%나 증가한 것도 기술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라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다.
지금의 경제난은 여러 원인이 있지만 그 근원에는 투자부진이 자리잡고 있다. 투자부진-고용사정 악화-소득감소 및 내수침체-투자부진의 악순환이 이어진 것이다. 물론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수출과 투자, 투자와 고용창출의 연계효과가 과거와 달리 약화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드는데 투자만큼 유효한 수단은 없다. 또 양극화 해소의 가장 좋은 방법은 고용확대다.
중요한 것은 모처럼 살아난 투자분위기를 살려나가 실제 투자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자의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걷어내야 한다. 기업들도 투자확대를 통한 공격경영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