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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도상봉(1902~1977)이 평소 즐겨 다룬 정물이다. 즐겨 다뤘던 만큼 도상봉 정물화의 전형을 보여준다. 둥근 백자 항아리에 가득 꽃을 꽂아놓은 극히 평범한 구도지만 작으나 당당한 백자와 노란 개나리꽃과 짙은 녹색의 잎사귀들이 만드는 대비가 더없이 우아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평범한 가운데 깊은 여운을 주고 있다고 할까. 수평의 구도에 수직으로 전개되는 사물의 배치, 색채의 튀지 않는 대비와 조화는 시각적인 정감과 더불어 존재감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도상봉은 서양화 1세대에 속하는 화가로 평생을 생활 주변의 대상을 다뤄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초기엔 인상파의 기법을 구사했으나 고전적인 격조와 중후한 색채를 사용한 독자적인 화풍을 완성했다. 그는 백자가 지닌 고담스러운 아름다움을 자신의 작품 속에 융화하려는 노력을 지속했다. /글·사진=한솔뮤지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