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의 원천 ‘역사인물 관계망’이 열린다

퇴계 이황(왼쪽)과 율곡 이이

윤두서

역사인물 관계망 한눈에…역사연구·스토리텔링 활용 가능

한국고전번역원 ‘한국문집총간 인물정보서비스’ 개발 착수

퇴계 이황(1501~1570)은 한참 어린 기대승(1527~1572)과 자주 교류했고 종종 편지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거나 토론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퇴계 이황이 특별히 어느 제자와 친밀했는지, 어떤 학연이나 지연에 속했는지 같은 ‘입체적 관계망’을 파악하는 연구는 부족했다.

역사적 인물들이 주고받은 서간문(書簡文·편지) 수만 건을 토대로 입체적 인물관계망을 보여주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27일 한국고전번역원에 따르면 ‘한국문집총간 데이터베이스(DB) 고도화 방안’의 하나로 ‘한국문집총간 인물정보서비스’ 개발이 진행 중이다. 드라마 속 인물관계도처럼 한 눈에 볼 수 있는 ‘인물관계망’이 역사적 실제 인물에 적용되는 것. 이는 해당 인물을 둘러싼 모든 관계를 조망할 수 있어 연구자들이 역사적 인물을 정확하고 입체적으로 조명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역사라는 원천 콘텐츠를 활용한 드라마 사극·영화·뮤지컬 등 스토리텔링을 구성하는 데도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기초자료는 한국 고전 문헌에 포함된 서간문이다. 올해 구축이 끝날 예정인 한국문집총간 DB에는 1,259종에 달하는 고전 문집이 수록되는데, 이는 6만 건에 이르는 서간문을 기반으로 했다.인물정보서비스는 이처럼 방대한 서간문 자료의 수·발신자 정보를 바탕으로 해당 인물에 대한 기본 정보를 구축하고, 인물 간 학연·지연·혈연·관직생활·당파 등 각종 의미관계 정보를 추가해 입체적 관계망을 구현한다. 번역원은 시스템 구축을 위해 한국문집총간에 있는 서간문 자료의 수·발신자 정보 색인화를 이미 완료한 상태다. 이어 인물이 죽은 뒤 그의 생전 행적을 기록한 행장(行狀) 등 약 2만5,000건의 각종 전기(傳記) 자료를 색인화해 인물정보 DB에 통합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