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식료품값 인플레 우려 고조

바이오연료 사용확산에 中·印등 수요도 급증
FT "연말께 30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를것"



올해 국제 식료품 가격이 소매기준으로 3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식료품 가격 급등 현상은 미국ㆍ영국 등 선진국 뿐만 아니라 중국ㆍ인도 같은 이머징 마켓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식료품 가격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란 우려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바이오 연료 산업의 확대, 지구 온난화, 중국과 인도 등 이머징마켓의 경제 성장에 따른 소비 증가 영향으로 밀ㆍ옥수수ㆍ우유 등 식료품의 물가가 급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오 연료의 주 원료인 옥수수 등의 수요가 증가하며 시장에 농산물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는데다 일부 작물의 경우 기후변화로 작황이 좋지 않아 전체적으로 공급이 줄었다. 여기다 중국ㆍ인도 등 개발도상국가들의 식품 수요가 늘어나 전체적으로 수요는 늘어난 상황이다 . 시장 분석가들은 식료품 가격 오름세가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됐으며,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의 경제사이클연구소(ECRI)의 락시만 아쿠탄은 “중국과 인도가 최근 몇 년간 급격한 경제 성장에 힘입어 식료품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리서치 기업 베른슈타인은 밀ㆍ보리ㆍ우유ㆍ코코아ㆍ식용유 등의 가격을 추적하는 식료품지수가 올해 21%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이 회사가 10년 전 지수 산정을 시작한 이래 최고 수준이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미국의 식료품 물가는 올 들어 6.7% 상승, 2006년의 2.1% 대비 3배 이상 뛰었다. 연말까지 이 같은 속도로 가격이 오를 경우 1980년 이후 최고의 연간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영국의 지난 4월 식료품 물가 연간 상승률은 6%를 기록, 6년이래 최고 수준이자 전체 인플레이션 수치인 2.8%를 크게 웃돌았다. 유로존의 식료품 물가는 2.5%로 비교적 낮은 수준이지만 다른 분야 대비 증가세가 높다. 중국ㆍ인도 등 경제성장 속도가 빠른 이머징 마켓 국가들의 식료품 가격 상승률 역시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중국의 식료품 가격은 다른 분야 대비 2배 이상의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4월 식료품 물가는 전년동기대비 7.1% 급등했다. 인도의 식료품 물가도 연간 10%의 상승률을 보여 1990년대 이후 최고로 치솟았다. 신문은 식품 회사들이 곡물 등 원재료 가격의 상승 분을 소비자들에게 그대로 전가하고 있다며 이는 결국 기업들에게 매출 감소 등의 여파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달 들어 미국의 초콜릿 제조업체 허쉬는 대형 식품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올 순익 전망을 낮췄다. 우유 값 인상 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스위스 네슬레도 지난 4월 우유가격 인상을 제품가격 인상으로만 감당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에게 순익 감소 가능성을 밝혔다. 존 파커 도이체방크의 푸드 애널리스트는 “식료품 업계 내부에서는 생필품 가격 인상이 경기순환 등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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