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스스로 해결 말고 전문 치료 받아야 효과적"
보건의료硏 연구 결과
식품·차·심리적 방법 등은
치료시기 놓쳐 병 악화 우려
입력 2010.05.28 17:03:32
수정
2010.05.28 17:03:32
초기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사람 대부분이 정신과 진료를 받는 대신 식품, 차, 심리적 방법 등을 통해 스스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크지만 정작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칫 치료 시기를 놓치게 해 질병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28일 '아임상 및 경증 우울증 자기관리법 효용성 연구' 결과 흔히 사용되는 자기관리법 39개 중 운동, 독서치료, 이완, 요가, 아로마치료, 광치료, 우울중재 컴퓨터 프로그램 등 7개만 적절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카페인, 타우린, 트립토판(5hydroxytryptophan), 탄수화물 식이요법, 인삼,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 오메가3, 특정 비타민(B6ㆍB12ㆍB9ㆍCㆍD), 가시오가피, 석류 등 14개는 우울 증세를 완화시키는 데 부적절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춤, 유머, 마사지, 명상, 음악, 애완동물, 기도, 기공, 태극권, 레크리에이션, 노래 부르기, 산림활동, 원예치료, 필라테스, 즐거운 활동, 손발 반사요법(reflexology), 복합비타민 등 17개의 자기관리법은 분석 결과 효과가 불확실했다.
이처럼 상당수의 자기관리법이 별 효과가 없는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문의의 진료 대신 이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원이 일반인 1,000명과 정신과 전문의 2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가벼운 우울감 또는 무기력감을 2주 이내로 경험한 아임상 우울증의 비율이 일반인의 경우 72.3%, 정신과 전문의는 65.6%에 달했으며 이들 중 각각 4.2%와 6.0%만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
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자기관리법의 무분별한 사용은 치료시기를 놓치게 해 질병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고 효과가 부적절하거나 불확실한 방법은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만 낭비하게 하므로 2주 이상 지속되는 우울증세가 있을 경우 반드시 정신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울증은 증상은 있으나 질병으로 볼 수 없을 수준, 혹은 2주 이내인 경우 '아임상 우울증', 병적 우울증의 진단 기준을 충족시키기는 하지만 심각하지 않은 경우 '경증 우울증', 우울감 또는 무기력감 등이 2주 이상 지속돼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병적 우울증'으로 진단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18세 이상 65세 미만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병적 우울증의 평생유병률은 5.6%로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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