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가 보험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마련한 ‘보험업법 개편방안’에 대해 보험업계는 “주요 핵심과제는 모두 빠졌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재경부는 이번 보험업법 개편방안에서 보험사의 대형화와 종합화를 위해 보험중심의 비(非)은행 지주회사 설립을 심층검토과제로 분류했다. 지급결제업무 허용도 지급결제망의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오는 2009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보험사의 지급결제는 전세계적으로 유례가 없고 생명보험사의 경우 이미 통화 금융사로 분류돼 신용 창출 능력이 부여돼 있다”며 “보험사에 지급결제를 허용하는 문제는 증권사에 대한 허용과는 전혀 다른 시스템적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중장기 과제로 돌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험지주회사는 관련 제도의 정비가 선행돼야 하고 금산분리의 정의와 적용 원칙이 밀접히 연관돼 있어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쉽게 해결될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며 “보험지주사 설립허용을 심층검토과제로 분류했다”고 덧붙였다. ◇지주사 설립, 어슈어뱅킹 도입 ‘불투명’=보험업계에서는 보험지주사와 지급결제 기능의 부여는 보험사의 대형화와 글로벌화 등을 위해 시급한 현안 임에도 불구하고 중장기 검토과제로 미뤄져 시행 자체가 불투명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새 정부가 들어서면 검토 과제들이 처음부터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높아 시행 자체를 점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어슈어뱅킹 시행은 보험업법 개정 공청회에서도 사실상 불가(不可)판정이 났던 것으로 2009년 이후에도 시행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며 “당초 보험지주회사 허용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이었던 재경부가 정작 개편방안에서는 크게 후퇴한 모습을 보여 아쉽다”고 말했다. ◇4단계 방카슈랑스, 정부-보험업계 대립 불가피=정부는 이번 개편안에 4단계 방카슈랑스를 당초 일정대로 시행하겠다고 못박았다. 반면 보험업계는 정부가 제시한 보완책만으로는 4단계 방카슈랑스 시행이 가져올 폐해를 줄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은행은 이미 우월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며 “이 정도 규제로는 은행과 보험사 간의 종속관계가 청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내년 2월께로 예정된 보험업법 개편방안 공청회를 통해 다시 한번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일제히 환영=보험사들과는 달리 은행권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환영하는 모습이다. 다만 어슈어뱅킹 시행에 대한 단서를 남긴 것은 재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불완전판매에 대한 처벌 수위 등 일부 항목에 대해서는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급결제업무의 겸업을 허용하는 문제도 결제시스템 안정성 등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업계는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