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20' 라인 2교대 풀가동… 월드컵 타고 거침없이 씽씽

현대차 협력업체 브라질 피라시카바 단지 가보니
공장 건설부터 현지서 협력다져 동반 해외진출 성공모델 떠올라
HB20 생산량 9000대 증가 전망… 다른 모델도 생산 검토 '웃음꽃'

피라시카파에 위치한 현대차 브라질 법인 입구. 길을 따라 정면으로 보이는 게 현대차 공장이고 현대 로고가 선명한 입간판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협력업체들이 입주해있다. /피라시카파=김영필기자

"브라질에서 현대자동차와 협력업체의 성공은 전설로 통해요. 우리 입장에서도 상호 윈-윈한 사례입니다."(류경호 브라질 현대차 협력업체 협의회장)

상파울루에서 브라질의 대동맥으로 불리는 반데이란치 고속도로로 2시간을 넘게 달리면 캄피나스를 지나 피라시카바시가 나온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에서 대전 거리다. 시에서 한 10분 정도 더 차로 들어가면 현대자동차가 브라질 현지모델인 'HB20'를 생산하는 공장과 협력업체들이 입주해 있는 피라시카바 생산단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18일(현지시간) 기자가 찾은 현대차 협력업체 화신에서는 쉴 새 없이 자동화된 기계에서 'HB20'용 문짝과 섀시 등을 찍어내고 있었다. 'HB20'가 브라질에서 인기를 끌면서 오전6~11시, 정오부터 오후4시까지 2교대로 공장을 돌리고 있다. 화신 브라질 법인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월드컵 파트너로 활동하면서 올해 판매량이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화신의 생산량은 그대로 현대차 브라질 법인의 생산량과 이어진다. 화신에서 차량용 섀시를 하나 생산하면 'HB20'도 한 대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반대로 브라질 법인의 'HB20' 생산량은 화신의 업무량이 된다. 현대차 브라질 법인은 올해 'HB20'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약 8,000대가 증가한 17만5,000대로 잡았다. 'HB20' 가격은 대당 3만5,000헤알에서 4만헤알로 우리 돈으로 약 1,600만~1,830만원이다.

브라질 현대차 법인은 현재 'HB20' 단일 모델만 생산하지만 조만간 다른 모델생산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만 일감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협력업체들도 성장하게 된다.

실제 현대차와 협력업체의 성공은 브라질에서 경외의 대상이다. 2010년 10월 본격적인 공장 건설에 들어간 뒤 약 2년여 만인 2012년 11월 공장이 준공돼 생산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협력업체들도 생산 전 모두 현지에 들어와 생산준비를 마쳤다.

브라질에 진출한 다른 글로벌 업체들은 현지 업체들과 협조하는데 '브라질 코스트'와 노무 문제로 착공 후 2년여 만에 생산하는 일은 꿈도 못 꾼다. 류경호 회장은 "협력업체가 동반진출해 HB20 프로젝트가 안착하는 데 기여했다"며 "이것이 한국의 강점"이라고 했다.

피라시카바 생산단지는 언덕을 깎아 만들었다. 현대차 공장부지만 139만㎡(약 42만평)에 현대모비스 등 관계 3사가 14만㎡, MS오토텍과 화신 등 협력업체 5개 회사가 26만㎡(약 8만평) 크기의 땅에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현대차 공장과 협력업체 간의 거리는 차로 1~2분 거리밖에 안 된다. 생산 직후 바로 납품할 수 있다. 현대차와 협력업체들이 한 몸처럼 움직이면서 국부 창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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