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사포같은 랩·대사로 관객을 모욕한다

연극 '관객모독' 끊임없는 진화로 인기
이번엔 버지니아 공대 사건 내용 담아


탤런트 겸 가수인 양동근이 연출을 맡아 강렬한 비트와 랩 버전으로 확 변화시킨 연극 '관객모독'은 지난 78년 기국서 연출로 초연된 이래 끊임없이 재창조돼 온 '관객모독'의 새 버전. 이번 작품은 지금까지 작품들중 가장 속도감 있는 버전으로 평가된다.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4명의 주인공들의 랩과 대사는 그 자체로 '관객 모독'. 웬만한 관객들은 도저히 따라 가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말하기 때문이다. '관객모독'이 30년 동안 관객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끊임없이 진화해 온 덕분. 이번 작품에서도 진화의 흔적은 여기저기 발견된다. 작품에 삽입된 미국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사건은 끔직한 살인극을 펼치게 된 조승희와 살해된 친구들의 오해와 용서를 랩으로 담아냈다. 때론 강렬하게 때론 구슬프게 내뱉는 주인공의 랩은 대사보다 더 강한 호소력으로 관객에게 다가온다. 관객들을 모욕하는 단계를 넘어 화해의 무대가 마련된 것도 이번 공연의 특징. 관객들을 향해 거침없는 욕설을 하고, 물을 뿌리는 모욕 행위는 이전과 동일하다. 하지만 공연 말미에는 신나는 댄스 음악에 맞춰 관객들이 배우가 함께 춤추며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마련돼 있다. 30일까지 홍대 벨벳바나나클럽, 7월 29일까지 대학로 스튜디오76. 2만~3만원. (02)322-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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