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탄력 잃는 對中 수출… 중국의 변화에 집중해야

우리나라의 중국에 대한 수출 증가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6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4월20일까지 중국에 대한 수출액은 420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1.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년동기 증가율 8.7%에 비해 뚝 떨어졌을 뿐 아니라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4.9%로 지난해 연간 26.1%를 밑돌았다. 대(對)중국 수출비중 저하가 수출 다변화의 결과라면 반길 만하지만 급격한 수출실적 둔화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대중수출의 탄력 약화는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와 수출감소 탓이다. 1·4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7.4%로 지난해 4·4분기 성장률 7.7%에서 후퇴했고 수출도 3.4% 감소했다. 더 큰 문제는 우리 대중수출 구조의 취약성이다. 지난해 대중수출에서 중간재 수출 비중이 73.3%에 달할 만큼 중국의 내수보다는 수출과 연관성이 더 높다. 중국의 리코노믹스(리커창 총리의 경제정책)가 수출보다 내수부양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과거를 맴돌고 있을 뿐이다.

반면 경쟁국인 일본과 홍콩은 '양적성장보다 질적성장'에 무게를 둔 중국 경제의 변화에 주목해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해관(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일본과 홍콩은 가공무역 비중을 34.8%와 36.1%까지 줄였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가공무역 비중이 47.6%나 된다. 지금이라도 가공무역 위주의 수출구조에서 벗어나 중국 소비시장을 공략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지 않으면 '수출 한국'의 미래는 위험해질 수 있다.

중국 경제는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4%에 달할 정도로 강해졌고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둔화하면 우리나라 수출이 1.3% 감소하고 성장률은 0.14%포인트 하락한다는 분석도 있다. 더 이상 '중국의 재채기에 우리는 감기가 걸리는' 식의 악순환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중국 경제의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며 정확한 대응책을 마련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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