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벡스코에서 14일 개막한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의 올해 행사에서는 국내 게임업체의 대작 게임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일단 주로 온라인 게임 업체들이 크고 화려한 부스를 뽐내던 개인고객(B2C)관 부스 수부터 지난해보다 약 11% 줄어든 1,235개 부스가 됐다. 그나마 이 수치도 해외 업체의 부스 수가 지난해 202개에서 246개로 22%가량 늘어난 덕분에 감소 폭이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올해 지스타가 게임업계와 게이머들에게 외면받는 것은 게임 관련 규제가 중복되면서 국내 업체의 참여가 저조해진 데다 대작 PC용 온라인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 소품으로 업계 무게 중심이 옮겨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실 국내 업체의 지스타 참여 저조는 일찍부터 예고된 것이었다.
올해 초 새누리당 의원들이 게임업체 매출의 1%를 ‘중독치유기금’ 명목으로 걷을 수 있게 해 논란을 빚은, 이른바 ‘손인춘법(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하면서 게임업계의 강한 반발을 샀다.
특히 지스타 개최지인 부산 해운대구를 지역구로 하는 새누리당 서병수 의원도 해당 법을 공동발의한 것으로 알려진 것을 계기로 일부 업체는 공개적으로 ‘지스타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
남궁훈 당시 위메이드 대표는 서 의원을 겨냥한 듯 “심지어 해운대 지역구 의원까지 본 법안 상정에 참여한 참담한 상황”이라며 “법안 상정 자체에 항의하는 의미로 2013 부산 지스타는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B2C관에 사실상 ‘볼 것’이 없다”면서 “게임에 대한 규제 움직임도 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작 PC용 온라인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 소품으로 게임 산업의 중심이 이동한 것도 지스타 흥행 저조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온라인 게임은 개발 기간도 길고 개발 비용도 천문학적 액수가 드는 대신 게임의 수명도 수년에서 길게는 10년 안팎으로 길어 연례행사인 지스타를 통해 게임을 알리는 것이 유용했지만 모바일 게임은 이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단순한 반복이 많은 모바일 게임은 게임 수명이 수개월에서 1년 안팎으로 짧아 연례행사를 통해 효과를 보기 어렵다.
단기간에 높은 수준의 마케팅 활동을 벌일 수 있는 대형 게임업체가 아니라면 지스타에서 모바일 게임을 크게 흥행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디지털미디어부